[예수청년] 곧고, 굽은 길에서 하나님의 전능하심 보았다

자전거 세계여행 마치고 잠비아서 사역 이찬양 선교사

[예수청년] 곧고, 굽은 길에서 하나님의 전능하심 보았다 기사의 사진
세계여행을 하다 만난 아내 이정선 선교사와 아메리카 대륙을 종단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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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녔다. 26세에 시작한 여행은 2482일간 이어졌다.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하나님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웅장한 대자연을 마주할 때는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느꼈고, 길에서 만나는 들꽃에선 섬세하게 돌보시는 하나님을 만났다. 한국에 돌아와 2년을 머무른 뒤 아프리카 잠비아로 떠났다. 이번엔 여행이 아니라, 그가 만난 하나님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잠비아 수도 루사카의 마켄니 마을에서 사역 중인 이찬양(35) 선교사를 지난달 23일 만났다.

◇2482일 동안 만난 하나님=대리운전, 통·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며 1200만원을 모은 이 선교사는 자전거를 사는 데 600만원을 썼다. 나머지 600만원을 여행경비로 준비해 2007년 5월 29일 길을 떠났다. 자전거는 빠르지 않아서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차분하게 보고 느끼기에 좋았다.

그는 세계여행을 하는 동안 마치 영화 ‘트루먼쇼’의 주인공 같았다고 했다. 이 영화는 TV쇼 세트장이 진짜 세상인 줄 믿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남자 트루먼의 이야기다. 감독이 트루먼의 삶을 관찰하다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각본을 짜고 연출한다. 이 선교사가 말했다. “여행을 하면서 위기의 순간들도 여러 번 마주쳤어요. 하나님은 그때마다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고 계신 것처럼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준비해 주셨죠.”

중국 푸진시의 한 산골마을을 지나는데 갑자기 캠핑장비 옷 음식 등을 잔뜩 실은 자전거 짐받이의 나사가 부러졌다. 날은 저물었고 배도 고파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멀리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찾아가 보니 가게가 2개 있었다. 오토바이 가게와 식당. 오토바이 가게에선 자전거 나사를 수리했고 식당에선 허기진 배를 채웠다.

2009년 인도 웨스트뱅갈에선 아재이(Ajay)라는 크리스천 청년을 만났다. 아재이는 주민들에게 하나님을 전하고 있었다. “같이 모여 드라마를 보자”며 주민들을 모은 뒤 드라마 중간 광고처럼 복음을 담은 동영상을 틀었다. 이 선교사도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통장에 있던 2000달러를 털어 앰프 기타 드럼 보면대 등을 구입해 찬양단을 만들었다. 연습실을 빌려 찬양단원들과 연습을 한 뒤 마을을 돌아다니며 찬양으로 하나님을 전했다. 연습실은 현재 교회가 됐다.

죽을 뻔했던 고비도 있었다. 수단에서 에티오피아로 넘어갈 때였다. 날은 저물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텐트를 치고 잘 수가 없었다. 지나가던 트럭 운전자에게 사정해 마을까지 트럭을 얻어 타고 가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세 번 울렸다. 운전자가 문을 열고 도망치자 이 선교사도 자전거를 짐칸에 둔 채 같이 뛰었다. 겨우 마을에 도착한 그는 경찰과 함께 다시 현장을 찾았다. 트럭엔 3개의 총알 자국이 있었다. 하나는 이 선교사의 자전거에서 발견됐고, 다른 하나는 그가 앉았던 곳 바로 아래 타이어에 있었다. 나머지 하나는 이 선교사의 다리 쪽에 있던 헤드라이트에서 나왔다. 가슴을 쓸어내린 뒤 여행루트를 바꿔 호주로 갔다. 이곳 한인교회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다.

◇연필과 십자가=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국의 관습과 문화를 배웠다. 어느 나라에 가든 현지인들과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를 하나님을 전하는 데 쓰고 싶었다. 2014년 3월 14일 세계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아내와 함께 바울선교회와 온누리교회에서 선교사 훈련을 받고 지난 1월 31일 잠비아로 떠났다.

그는 현재 마켄니 마을에 있는 라마나욧(Ramah-Naioth) 초등학교와 라마나욧 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 잠비아는 1991년 기독교 국가임을 선포했고, 마켄니 마을에도 교회가 여러 개 있다. 그러나 많은 교회가 토속신앙과 결부된 잘못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이 선교사는 주민들이 복음을 담은 제대로 된 찬양을 부를 수 있도록 현지어를 공부 중이다. 주일 예배가 끝나면 이곳 청년들과 함께 성경공부도 한다.

주민들 중엔 글을 깨친 사람이 많지 않다. 가난해서 학업을 포기하는 이들도 많다. 이 선교사는 교육을 통해 이들에게 희망을 심으려 한다. 그는 이 학교 간판을 세우며 직접 학교 로고를 만들었다. 로고는 커다란 연필에 십자가 모양을 형상화했다.

“이곳 아이들이 교육(연필)을 통해 십자가를 배우고 새싹같이 자라면서 단련되어 잠비아를, 아프리카를, 세상을 밝히는 주님의 일꾼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루사카(잠비아)=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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