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홍윤식 행자부 장관 “지자체 간 부익부 빈익빈 심화… 재정 불균형 바로잡아야” 기사의 사진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재정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홍 장관은 "이번 개편안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지자체 간 재정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 개선책"이라며 "일부 지자체에 불리할 수 있겠지만 지방자치 균형발전이란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고 협력해 빠른 시일 내에 해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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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대립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4월 22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공개된 지방재정제도 개편안은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특례 폐지 및 재정력 반영비율 상향,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 일부 공동세 전환 등이 핵심이다.

행자부는 지자체 간 재정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개편으로 재원이 줄게 되는 수원·성남·용인·화성·과천·고양시 등 경기도 6개 불교부 지자체는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6개 시는 지역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상경 집회를 열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장기간 단식농성을 하기도 했다.

홍윤식(60) 행자부 장관을 만나 지방재정제도 개편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약 40분간 진행됐고 이후 서면·대면 인터뷰 등을 통해 보충했다.



-지방재정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이유는.

“지방재정과 관련해서는 ‘지방재정 확충’과 ‘자치단체 간 재정력 격차 완화 및 형평성 제고’란 두 가지 가치가 있다. 정부는 지방재정 확충에 나서 2013년 이후 매년 4조원 이상 지방세를 확충했다. 지방세 총 규모는 2013년 53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71조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지자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 세원(稅源) 쏠림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법인지방소득세를 보면 경기도 화성은 지난해 3023억원이지만 경기도 연천군은 9억3000만원에 불과하다. 325배나 차이가 나고 격차도 전년도 154배에서 1년 만에 배로 확대됐다. 이런 구조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재정을 확충하면 지자체 간 재정 불균형은 더욱 심화된다. 지방재정 확충 효과가 전국에 고르게 구현되려면 재정 형평화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



-어떻게 개편하겠다는 것인가.

“개편의 핵심은 조정교부금제도 개혁,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 전환, 지방재정안전화기금 도입 등이다. 당장 급한 건 불교부단체에 조정교부금을 우선 배분하는 특례를 폐지하고 재정력 반영비율을 높이는 등 분배구조를 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조정교부금은 광역자치단체가 시·군에서 걷은 취득세·등록면허세 등 도세의 일부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다시 시·군에 배분하는 것이다. 기초 지자체 간 재정력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인데 경기도는 6개 불교부 단체에 조정교부금을 우선 배분하는 특례를 둬 오히려 재정력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조정교부금의 본래 목적을 되살려야 한다.”



-우선 배분 특례가 왜 문제란 말인가.

“경기도는 2014년 조례 개정을 통해 6개 불교부단체에 조정교부금 재원조성액의 90%를 우선 배분하고 있다. 자연히 25개 시·군에 돌아갈 조정교부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6개 불교부단체의 재정교부금은 평균 197억원이지만 나머지 25개 시·군은 평균 43억원 정도다. 강자에게 유리한 특혜는 정의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경기도가 왜 이런 특례를 마련했다고 보나.

“정부는 재정수입이 기본재정수요에 부족한 지자체에 지방교부금을 배분하고 있다. 경기도는 6개 시에 대한 기존 특별재정보전금(현재의 조정교부금)이 줄어들지 않고 나머지 25개 시·군의 지방교부세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특례 신설이란 꼼수를 부린 것이다. 경기도에만 있는 이 특례로 인해 다른 광역 시·도에 배분돼야 할 지방교부세가 경기도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례는 잘못 설계된 제도인 만큼 바로잡아야 한다.”



-재정력 지수 반영 비율을 높인다는 건 뭔가.

“조정교부금은 인구수 50%, 징수실적 30%, 재정력 지수 20% 비율로 반영해 배분하고 있다. 현재 기준은 소득 재분배 효과가 높지 않다. 재정력 비율이 30%는 돼야 재분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정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지자체엔 다소 불리할 수 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대체로 제도 개선에 수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조정교부금 제도가 행자부 안대로 개편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6개 불교부단체에 배분되는 조정교부금이 1조3995억원(전체의 52.6%)에서 8751억원(32.9%)으로 줄고 나머지 5244억원은 25개 시·군에 평균 210억원씩 배분된다. 또 경기 25개 시·군에 배분됐던 지방교부세 중 일부는 재정 여건이 열악한 다른 시·도 몫으로 쓰이게 돼 전국적으로 지방재정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법인지방소득세의 시·군 공동세화 근거는.

“법인지방소득세는 기업체 등 법인이 집중돼 있는 지자체에서 많이 걷히는데 그게 해당 시·군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건 아니다. 기업 유치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고, 지방세를 감면해 주는 등 다양한 정책 지원 덕분인데 광역 단체나 중앙정부의 기여도가 해당 시·군보다 훨씬 크다. 세수 혜택을 시·군이 배타적으로 누리는 건 불공정하다. 법인지방소득세를 도세로 바꾸자는 것도 아니고 일부를 시·군 공동세로 전환해 공정한 기준에 따라 시·군에 배분하자는 것이다.”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 전환은 어떻게 추진하나.

“조정교부금 제도 개선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 전환은 지방세법 개정 사항이다. 아직 배분방식이나 규모도 결정되지 않았다. 내년에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 등의 절차를 거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들에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구할 것이다.”



-6개 불교부단체는 제도 개편 시 세수가 총 8000억원 이상 줄어 각종 사업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는데.

“개편으로 6개 지자체의 재원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지만 8000억원은 과장된 수치다. 최근 수원·성남·화성 등은 지방세수가 30% 이상 늘었다. 1년 동안 운영하고 남은 돈인 순세계잉여금이 성남시는 지난해 7424억원, 수원은 3131억원이나 된다. 성남시나 수원시 등은 연간 예산규모가 2조5000억원가량 되기 때문에 1000억원 정도 재정이 줄어드는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여력이 있다.”



-제도 개편을 지자체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야말로 정치적 공세다. 지난 4월 기본방향을 발표한 후 쭉 지자체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전국 지자체 부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방재정전략회의를 연 것도 그 일환이다. 그 전주에는 일정이 있어 불참한 성남시장을 제외한 5개 지자체 시장들과 집무실에서 개편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국회에 가서 여야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을 만나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다. 경기도나 6개 시가 재정 충격을 완화할 방안을 가져오면 얼마든지 협의할 용의가 있다.”



-제도 개편보다는 지방재정 확충이 더 시급하지 않나. 지방소비세율 16% 인상 약속부터 이행하라는 건데.

“지방소비세율을 11%에서 16%로 높일 경우 경기도 6개 불교부단체는 세수가 총 1186억원(평균 198억원) 늘어난다. 나머지 25개 시·군은 1065억원(평균 43억원), 전국의 121개 시·군은 평균 30억1000만원 늘어난다. 하지만 지방소비세가 증가한 만큼 국세인 부가가치세가 줄고 그에 연동되는 지방교부세는 줄어든다. 이런 걸 반영하면 지방소비세율 5% 포인트 인상으로 인한 실제 세수증대 효과는 경기도 25개 시·군은 13억원, 전국 121개 시·군은 1000만∼2000만원에 불과하다. 제도 개편 없이 지방재정을 확충하면 지자체 간 재정 격차만 키울 뿐이다. 재정 확충만 요구하며 제도 개선을 외면하는 건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정부가 지방재정 확충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그동안 꾸준히 노력해 왔다. 2009년 지방소비세를 도입하고 부가가치세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11%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했다. 2013년에는 지방소득세를 독립세로 전환하고 지방세 감면 정비, 영유아보육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 15% 포인트 인상, 양로시설 등 3개 분권교부 사업 국가 환원, 소방안전교부세 신설 등 중앙·지방 간 재원조정을 통해 지방재정을 매년 4조원 이상 확충했다.”



-개편 방침 중에 지방세입 일부를 ‘지방재정안전화기금’으로 적립하자는 내용이 있던데.

“지방세는 재산과세 위주여서 부동산 경기에 민감하다. 지방세수가 현저하게 증가할 때 일정 부분을 자체 기금으로 적립하고 재정 여건 악화 시 활용토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연구 용역이 진행 중인데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시행할 계획이다.”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방재정 개편 문제가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 게 바람직한가.

“재정제도 개편 문제를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몰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도 않고 무책임하다. 지방재정제도 개혁은 ‘비정상의 정상화’라 할 수 있다. 논리적 토론을 통해 잘못 설계된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 해당 지자체들과 협의해 재정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 국회에서도 제도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생각이다.”

만난 사람=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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