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김영란법’ 취지, 성경에 부합” 한목소리… 보완엔 의견 나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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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김영란법 시행령에는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인 등이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이상을 제공받으면 처벌받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내수 위축이 우려된다는 입장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크리스천들은 성경적으로 김영란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일단 김영란법의 입법취지에 대해서는 성경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조일래 목사)은 22일 “성경은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재물은 아무 유익이 없어도 정직은 생명을 구한다’(잠 10:2)고 말씀하고 있다”면서 “사회정의 실현과 공직기강 정립 측면에서 김영란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신대 정창욱(신학과) 교수도 “성경에서 세례요한은 군인들에게 ‘받는 급료를 족한 줄로 알라’고 가르친다”며 “김영란법은 투명사회로 가는 디딤돌이 될 뿐 아니라 소득에 자족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화(경동교회) 원로목사는 “이 법의 취지는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부패와 차별을 멀리하는 하나님의 공의를 시대형편에 맞게 규정한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취지에 동의하는 만큼 열린 마음으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사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의 정병오 정책위원도 “성경은 정직과 공평, 인애와 공의를 중요시하는데 이를 지켜내는 게 기독교의 정신”이라며 “강자들이 약자의 권익을 탈취하는 부패를 막기 위해서는 이 같은 사회적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상대 백종국(정치행정학부) 교수는 “모든 거래, 특히 공적 거래를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게 성경의 입장이므로 그리스도인이라면 전폭적으로 이 법을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물 상한액 등에 대한 규정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시행해야한다는 의견과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지난달 18일 발표한 성명에서 ‘나무가 좋으면 그 열매도 좋고, 나무가 나쁘면 그 열매도 나쁘다’(마 12:33)는 성경구절을 인용해 “김영란법이 개정 없이 시행돼 대한민국이 더욱 공정하고 청렴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시행령에서 규정된 선물 등의 상한액은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는 수준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부정부패를 근절하는 문제를 놓고 내수 악화 등 경제적 득실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불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 정책위원도 “뇌물성이 아닌, 마음을 표현하는 정도로 금액을 정한 시행령 규정은 매우 적절하다”며 “상한액 개정 없이 시행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백 교수도 “원안대로 시행하되 법이 선물을 전면 금지하는 게 아닌 만큼 농수산·외식업계는 시행령에서 규정한 음식물 등의 가격 기준에 맞춰 선물이 유통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심만섭 한국교회언론회 논설실장은 “현 시행령을 그대로 적용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등 사회적으로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며 “기본 취지는 살리되 상한액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원로목사는 대안으로 선 시행 후 보완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내수 진작과 투명성 제고 모두 중요한 것이므로 일정 기간 검증한 뒤 의견을 청취해 개정안을 내는 게 바람직하다”며 “적어도 6개월이나 1년간 현 시행령대로 김영란법을 적용해 한국사회의 투명성을 실험해 보자”고 제안했다.

양민경 이용상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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