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59> 무책임한 은퇴 기사의 사진
박유천. 소속사 홈페이지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은 냉혹할 만큼 도덕적 잣대가 엄격하다. 연예인들의 돌발적인 언행은 경우에 따라 사회적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다. 연예인의 사건사고 역시 같은 사안이더라도 더 큰 물의를 일으키고 주목을 받는다. 주목받는 삶인 만큼 따르는 책임도 무겁다. 그만큼 연예인의 자기관리는 자신의 인기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련의 연예계 사건사고는 기본적인 자기관리를 간과한 사태의 연속이었다.

아이돌 그룹 출신 연예인 박유천(30)이 최근 4명의 여성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여성을 화장실에서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수사 중이다. 직업의 특성상, 연예인의 사건사고는 일반 대중과 비교해 파급의 속도와 무게감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저하다. 영향력도 위력적이다. 인터넷 시대는 연예인들의 삶을 마치 스크린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처럼 실시간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그만큼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생각지 못한 비난을 감수해야 할 만큼 정보화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박유천은 대표적인 한류 스타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급기야 팬들마저 등을 돌렸다. 팬클럽은 지난 13년간 이어진 팬들의 신뢰를 깨뜨렸다면서 분노와 배신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박유천의 활동이나 콘텐츠를 철저히 배척하겠다고 했다. 이해할 수 없는 건 두 번째 여성의 피소로 여론이 들끓자 박유천 소속사가 그제야 공식 사과했다는 점이다. 앞서 박유천은 무혐의와 명예훼손 우려 등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정말 놀라운 점은 “박유천은 어떤 혐의라도 범죄가 인정될 경우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덧붙인 것이다. 연예인에게 은퇴는 그동안 누리고 있는 모든 인기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은퇴와 맞바꾼 결백. 그것이 법적으로 관철되더라도 설득력을 잃는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대중은 은퇴의 용도가 너무 천박스럽다고 여기지 않을까.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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