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으로 섬김 실천… 선생님과 학생이 ‘붕어빵’

강화 덕신고 김세환 교목

붕어빵으로 섬김 실천… 선생님과 학생이 ‘붕어빵’ 기사의 사진
인천 강화 덕신고의 ‘오병이어 봉사단’ 학생들이 지난 22일 친구들에게 나눠 줄 붕어빵을 만들고 있다. 덕신고 제공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물 밀가루 찹쌀가루 우유 설탕 베이킹소다 등이 잘 배합되도록 섞는다. 맛있는 붕어빵의 기본은 반죽과 정성이다.

지난 22일 인천 강화군 덕신고 교목실. 1∼2학년 학생 10여명이 붕어빵 반죽을 만들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 차례, 수업 시간을 피해 매번 400여개 분량을 만든다. 이들은 덕신고의 ‘오병이어 봉사단’ 단원들이다.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마다 덕신고 본관 옆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붕어빵 기계가 설치 된 소형 승합차가 자리를 잡으면 그 앞은 공짜 붕어빵을 받으려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붕어빵 나눔은 이 학교 교목 김세환(43) 목사로부터 시작됐다. 오병이어 봉사단은 김 목사와 함께 붕어빵을 구워 친구들에게 나눠준다.

김 목사는 2005년 전북 익산 성일고 재직 시절 붕어빵 나눔을 처음 시작했다.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매주 붕어빵을 나눠주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됐고, 이를 재밌게 여긴 학생들이 마음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어요.”

김 목사는 덕신고에 부임해서도 2013년부터 붕어빵 나눔을 시작했다. 결과는 역시 성공적이었다. “저는 학교 상담교사로도 섬기고 있어요. 상담을 하려면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라포(상담자와 피상담자간의 상호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붕어빵 나눔이 큰 도움이 됐죠.” 김 목사의 조건 없는 호의에 감동한 일부 학생들은 오병이어 봉사단을 만들어 동참했다.

붕어빵 나눔은 교내에 그치지 않는다. 매년 인근의 강화여중과 강남중에서 축제가 열릴 때 찾아가 붕어빵을 나눠준다. 덤으로 학생들을 위한 심리검사도 한다. 강화도 지역 경로당과 노인요양시설, 고아원도 찾아 붕어빵을 구워주고, 안마와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한다.

지난해에는 안양시가 주관하는 '생명존중, 생명사랑 걷기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붕어빵 나눔과 기부체험' 부스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붕어빵을 나눠주고, 그들이 원할 경우 기부하도록 했다. 1000여명의 시민이 기부에 동참했다. 겨울에는 구세군과 함께 자선냄비 봉사활동을 펼치는데, 기부에 참여하는 이들에겐 붕어빵을 나눠준다. 오병이어 봉사단원인 2학년 한유정(17)양은 "작은 붕어빵이지만 받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붕어빵 나눔은 대외적으로도 인정을 받아 김 목사는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제5회 위(Wee) 희망대상' 상담업무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 목사는 "기독교정신 위에 세워진 학교들이 섬김을 통해 학생들의 나눔·공동체 의식 함양에 힘써야 한다"며 "붕어빵 나눔처럼 단순하고, 소소해보이는 일도 꾸준히 하면 열매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