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송세영] 다음세대에게 격려를 기사의 사진
취재 현장에서 만난 목회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다음세대에 대한 걱정과 우려다. 상당수 교회에서 청년들을 찾아보기 힘들고, 절반 정도는 아예 교회학교가 없다고 한다. 다음세대는 교회의 미래이기에 다음세대의 위기는 곧 한국교회의 위기다.

위기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대체로 비슷했다. 하지만 강조점은 조금씩 달랐다. 일부 목회자들은 물질만능주의와 불신앙, 오감을 자극하는 유희거리가 넘쳐나는 세태에서 주원인을 찾았다. 요즘 청소년과 청년들은 안락한 환경에서 편하게 자라 깊이가 없고 심지도 곧지 못해 유혹 앞에 쉽게 흔들린다는 개탄이 이어지곤 한다.

크리스천 부모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분석도 있다. 다음세대 신앙 전수의 1차 책임은 가정에 있는데 부모들이 자녀 신앙교육을 소홀히 해서 위기가 초래됐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가 신앙인으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신앙과 삶이 분리돼 있는 경우 자녀들은 신앙 자체에도 반발감을 갖게 된다. 주일예배 대신 학원에 보내는 것을 당연시하거나 기도로 소명을 구하기보다 스펙 쌓기에 열중하게 하고, 세상적 가치를 신앙보다 앞세울 경우 신앙의 대 잇기는 겉돌 가능성이 높다.

교회와 목회자의 책임이 크다는 자성도 많았다.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어지러운 세태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에 다음세대가 떠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말로는 다음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다음세대 사역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목회자들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뼈아픈 이야기는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질타였다. 다음세대를 사역의 대상 내지 수동적 존재로 간주할 뿐, 사역의 주체나 동역자로 인정해 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분을 중요시하는 현 교회 제도에서는 청소년은 물론 청년들도 발언권을 얻기 힘든 게 현실이다.

다음세대를 주체로 세우는 것의 중요성은 몇몇 교회의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서울 신촌감리교회나 경기도 동두천 동성교회의 경우 청년부를 재정적으로 독립시켜 자신들이 낸 헌금을 자율적으로 사용케 했다. 청년들은 책임감을 갖게 됐으며 신앙생활도 능동적으로 바뀌었다. 안양 평촌감리교회는 ‘어린이들도 신앙생활의 주체로 봐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어린이교회를 세웠다. 이곳에선 설교를 제외하고 예배인도 대표기도 예배안내 등 모든 순서를 어린이들이 맡는다.

이제 기성세대의 자기중심적 시각이 다음세대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가 최근 다음세대 관련 지면을 대폭 강화한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청소년과 청년 등 다음세대와 같은 눈높이에서 소통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사역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하자는 게 취지다.

‘예수청년 J’를 통해선 삶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기도제목을 공유하고 있다. ‘다음세대 N’에선 취업 주거 부채 등 청년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을 만난다. 친구들과 함께 기도할 수 있는 모임을 학교 안에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고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학교 안 교회 세우기’ 코너도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신선하고도 감동적이었다. 독자들은 아직 어리다고, 부족한 게 많다고만 여겼던 다음세대의 이야기에서 은혜와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미션라이프가 만난 청년들은 대부분 넉넉한 형편도 아니었고 미래가 보장된 이들도 아니었다. 하지만 부족함이나 불안함을 호소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신앙적 순수성과 열정, 소명의식을 갖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기도와 격려, 응원뿐이었다.

송세영 종교부장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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