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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 독일교포 위로한 ‘나이팅게일 선교사’

박옥희 재독한인선교회 명예 순회선교사

50여년 독일교포 위로한 ‘나이팅게일 선교사’ 기사의 사진
50여년 간 독일에서 한국인들의 영적 어머니로 살아온 박옥희 선교사는 “지금까지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품고 복음을 전파해온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다.
1964년 12월 10일 오전 서독 루르지방 함보른 탄광회사 본관 앞. 신사복을 차려입은 500여명의 광부와 한복을 입은 50여명의 간호사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대통령 내외를 만난 그들은 친부모를 만난 듯 박 대통령과 육 여사를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 가난한 고국을 떠나 이국땅에서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서러움에 눈물을 쏟은 것이다.

그 자리에 박옥희(77) 재독한인선교회 명예 순회선교사도 있었다. 그때는 20대 중반의 간호학생 신분. 그는 이들 파독 간호사와 교제하면서 ‘간호사 선교사’의 비전을 키웠다.

최근 출간한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찾아’ 출판기념회 등으로 방한한 박 선교사를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밤고개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 김명혁 목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목사는 책의 추천사를 썼다. 박 선교사는 “하나님이 하신 일을 정리한 책”이라며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 때문에 외국에서 담대하게 지금까지 복음을 전하며 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18세 때 결핵성 늑막염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은 그는 크리스천 의료진의 정성스런 보살핌을 받으며 간호사가 될 것을 결심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병은 기적처럼 나았다. 광주 숭의실업고 졸업 후 1964년 독일 아그네스 카를 간호학교에서 장학생으로 추천받아 입학했다. 간호학생 신분이었지만 병원에서 일했던 그는 현장에서 ‘목자 없는 양’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언어와 향수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국인 파독 간호사들을 위로해주고 성경공부를 하며 영적으로 돌봤죠. 당시만 해도 한인교회와 목회자가 없었거든요. 새벽에 간호사들로부터 전화를 받아 기도한 적이 많았는데 저는 이 시간이 오히려 이들의 영적 상태를 알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어요. 제가 독일에 온 분명한 목적과 사명을 알게 됐지요.”

박 선교사는 병원에서 ‘천사’로 불릴 정도로 독일인에게도 신임을 얻었다. 무엇보다 노인 환자들이 좋아했다. 시편 23편을 읽어주거나 기도해주면서 그들의 임종도 지켰다.

그러나 많은 어려움도 겪었다. “종교개혁의 나라여서 독일을 동경했는데 막상 제 눈에는 독일교회가 박물관의 박제처럼 보였어요. 주일을 철저하게 지킨다고 바리새인 혹은 이단이라는 비난을 받고 따돌림도 당했죠. 하나님을 만나는 참다운 예배가 늘 갈급해 한국행을 고대했어요. 그러나 독일인 동역자들의 중보와 지원으로 사명을 다시 깨닫게 됐어요.”

간호학교를 졸업 후 리벤첼선교회 선교신학교에서 공부한 그는 72년 독일복음주의협의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은 뒤 같은 해 졸링엔에서 재독한인선교회를 설립했다. 그는 골로새서 1장 28절 말씀을 기초로 순회사역과 문서선교를 통한 복음전도, 제자훈련, 선교동역자 양성, 성서연구 등의 목표를 세웠다. 영적 아지트였던 그의 셋방은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 70년대 후반부터 10여년 동안 슈투트가르트와 부퍼탈에서 한인선교교회를 설립한 뒤 독일 전역에 있는 한인과 유학생을 대상으로 교회 사역을 했다. 이후 한·독 가정과 청소년 2세를 돌보는 사역도 꾸준히 했다. 90년 51세 나이로 독일 루터교회의 덴커 목사와 결혼했다.

그의 마지막 선교 열정은 북한에 있다. 2009년 북한주재 독일대사관 초청으로 남편과 함께 10일간 북한에 다녀온 이래 박 선교사의 마음은 더욱 뜨거워졌다. “큰 오빠가 6·25전쟁 중에 행방불명이 돼 이산가족의 아픔이 있어요. 북한 실정을 알리고 핍박받는 이들의 고난에 참여하는 게 마지막 선교 여정의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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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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