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회 이야기] 좋은 목사는 좋은 교인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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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목사로 시무하던 교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담임목사님이 은퇴하셔서 대리당회장으로 교회를 이끈 적이 있습니다. 40세의 젊은 부목사가 교회를 이끌어 가기란 참 버거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때 저는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사순절이 가까운 이른 봄 당회에 “사순절에 전교인 특별새벽기도회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장로님들은 어린 목사가 의욕을 갖고 하는 제안을 반대하기가 좀 그랬는지 일단 받아들여주셨습니다. 사순절이 시작 되는 주간의 월요일부터 사순절이 끝나는 부활주일 전날까지 근 50여일 이어지는 새벽기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결정을 발표하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성도 대부분이 교회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에 특별새벽기도회를 여는 것이 무모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당시 새벽기도를 그리 강조하지 않았던 그 교회의 문화도 한몫 했습니다. 임시로 대리당회장을 맡은 젊은 부목사가 눈치도 없이 의욕만 앞선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기에 취소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해보기로 했습니다. 첫날을 앞두고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교회로 나가서 강단 앞에 엎드렸습니다. 당시 관심은 오직 ‘몇 명이나 참석할까’에 있었습니다.

하나님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기도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뒤를 돌아 회중석을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겨우 몇 명만 앉아있을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시간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일어나서 뒤를 돌아 회중석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너무나 놀랐습니다. 예배당 1,2층이 성도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때의 사순절 특별새벽기도회는 온 성도들이 놀라운 영적 경험을 한 축제가 됐습니다. 장로님들과 성도들도 전부 놀랐습니다. 그렇게 많이 모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야 특별새벽기도회가 성공한 이유를 알았습니다. 모든 성도들이 “젊은 목사가 뭔가 하려고 하는데 나 한 사람이라도 나가서 도와주자”라는 마음으로 나왔다는 것입니다.

부족하고 무모한 젊은 목사를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성도들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 사건이었습니다. 성도들의 아름다운 협력이 새로운 역사를 만든 사건이었습니다. 좋은 목사는 결국 좋은 성도가 만드는 것입니다.

◇약력=△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 졸업 △예장통합 100회총회 준비위원장, 21C목회연구소 이사장 역임 △현 장로회신학대 초빙교수, 예장통합 목회정보정책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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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규 목사<서울 신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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