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61> 병맛과 아재 기사의 사진
CIVA의 리더 이수민. CJ E&M
소통의 방식이 복잡 다변해지고 있다. 최근 가수 김흥국과 개그맨 조세호가 출연한 한 광고 카피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너 ○○에 가봤니?”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 그 광고를 본 가족의 반은 깔깔거리고 나머지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다. 그래서 설명해줘야 한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는 말이 젊은 세대들에게 공감을 얻으면서 인터넷으로 확산되었다. 요즘 웃음의 코드는 기승전결이 없어도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병맛’ 예능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전 세대를 아우를 만큼 인기가 정착되진 않았지만 대세로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마니아 시청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병맛’은 인터넷 용어이자 신조어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모호하지만 ‘맥락도 없고, 형편도 없고, 어이도 없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기승전결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병맛’은 ‘병신 같은 맛’의 줄임말로 젊은이들에게 소통된다. 그런데 이 형편없는 콘텐츠가 재미가 있다. 화제성이나 재미가 없는 것이 확산되는 일은 없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TV 엠넷 ‘음악의 신2’는 ‘병맛’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프로그램이다. 페이크다큐의 허구와 실제의 개념을 정확하게 인지 못하는 시청자들은 잠시 당황할 수밖에 없다. ‘TV가 뭐 잘못되었나’라고 할 만큼 의아하게 만든다. 무개념 그 자체이지만 일관성을 가진다. 급기야 ‘음악의 신2’에 출연한 이수민은 프로젝트 걸그룹 ‘CIVA(시바)’의 리더가 됐다. 허구가 현실이 되면서 미디어는 이들의 행보를 소개했다. 병맛 개념은 웹툰에서 시작해 방송까지 진입했다. 완벽한 스펙을 원하는 사회, 스스로 무능함과 패배자라 느끼는 젊은 세대들에게 병맛은 잠시나마 위로와 공감을 내민다. 그 절박한 맛을 모른다면 요즘 젊은 세대들과 소통은 불가할지 모른다. 자칫하면 ‘아재’된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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