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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칼럼] 남북통일 중요성 새삼 일깨운 사드

“우리가 지불하고 있는 분단비용 너무나 많아… 통일한국 꾸준히 준비해야”

[김진홍 칼럼] 남북통일 중요성 새삼 일깨운 사드 기사의 사진
한반도에 잔뜩 먹구름이 드리웠다. 내년 말까지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배치한다는 한·미의 발표가 나오자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하면서 한·중, 한·러, 미·중, 미·러 관계가 출렁이고 있다. 북한은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국이 인권유린 혐의로 김정은을 제재대상에 올린 데 이어 사드 배치까지 결정되자 당황하는 기색이다. 남북, 북·미 관계는 더 얼어붙었다.

그러자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드에 반대하는 편에선 한·미·일 대 중·러·북이라는 신냉전 구도가 강화될 것이며, 한·중 관계 악화로 우리 경제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며, 궁지에 몰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긍되는 면이 없지 않지만, 보고 싶은 쪽만 부풀린 측면도 없지 않다.

먼저 중·러가 북한과 손을 맞잡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조치를 연이어 취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도 이에 동참하는 중이다.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수시로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김정은과는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북한을 두둔하기보다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중국의 국익과 부합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미국과 군사적으로 경쟁하는 중·러 입장에선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수수방관하긴 불가능할 것이다. 원거리 탐지능력을 보유한 X밴드 레이더가 탑재된 사드가 지근거리에 배치된다니, 발끈하는 건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미·중·러 3국의 경우 지구 주위를 끊임없이 돌고 있는 수많은 인공위성들을 통해 상대국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러가 사드의 X밴드 레이더를 문제 삼는 건 과잉 반응 아닐까 싶다.

정부는 중·러를 쓸데없이 자극해선 안 되지만, 위축돼서도 안 된다. 당당하고 떳떳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점을 분명하고 일관되게 설명하면서 지금처럼 북핵 불용을 위한 공조체제가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김정은의 도발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국내적으로는 님비(NIMBY)현상 극복이 과제로 등장했다.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에서 일제히 반대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수주 내에 사드 배치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사드를 둘러싼 국내외적 파장은 남북통일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하게 만든다. 사드 배치 결정과 그로 인해 불편해진 주변국들 관계, 이를 풀기 위해 총동원돼야 하는 정부의 외교력, 사드 배치가 완료될 때까지 소요될 사회적 비용 모두가 남북분단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통일한국’이라면 사드도 필요 없을 테고, 사드로 인한 주변국들과의 불화도 없을 테고, ‘우리 뒷마당만큼은 안 된다’는 님비도 없을 것 아닌가.

개성공단에 입주했다가 졸지에 피해를 당한 중소업체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지역경제가 파탄 상태에 빠진 강원도 고성·속초·양양·인제 주민들, 병역 의무를 이행하려 입대했다가 다치거나 숨진 젊은이들 역시 우리가 지불한 분단비용이다. 70년 넘게 내온 분단비용은 핵무기를 정권 생존보장책으로 여기는 김정은 탓에 앞으로도 차곡차곡 쌓여갈 것이다.

통일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 통일이 소프트 랜딩할지, 하드 랜딩할지 그리고 언제쯤 이뤄질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 건 있다. 분단은 결코 영원할 수 없다. 김진홍 논설실장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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