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히스토리] 끝없는 도전… 전기 비행기의 진화

어디까지 발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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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규제 및 연료 효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국에서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전기 비행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태양에너지만을 이용해 세계일주 중인 전기 비행기 ‘솔라 임펄스(Solar Impulse) 2’가 지난 13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 착륙하기 전 기자 지역 피라미드 위를 통과하고 있다. 1만7000여개의 태양전지를 장착한 솔라 임펄스 2는 지난해 3월 아랍에미리트를 이륙해 최종 비행만을 앞두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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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가 배경인 SF영화 ‘인터스텔라’ 초반부에는 태양전지를 활용해 장기 비행하는 무인 비행기(드론)가 등장한다. 인도에서 제작된 것으로 나오는 영화 속 드론은 태양에서 얻은 전기로 10년 넘게 비행하던 중 고도가 낮아지는 바람에 주인공 가족에게 포획된다.

비록 영화처럼 장기간 비행은 불가능하지만 태양전지로 하늘을 나는 전기 비행기는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와 있었다. 최근에는 첫 세계일주도 눈앞에 두고 있다. 2015년 3월 9일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를 출발한 ‘솔라 임펄스(Solar Impulse)2’가 그 주인공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출발지인 아부다비로 가는 마지막 여정만 남겨두고 있다. 13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한 솔라 임펄스2는 모험가이자 솔라 임펄스 재단 회장인 베르트랑 피카르가 아부다비행 조종간을 잡아 3만5400㎞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환경 및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솔라 임펄스2처럼 기존 화석 연료가 아닌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비행기 개발이 각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테슬라가 전기 자동차 시대를 열었듯 전기 비행기가 항공 산업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행선 전기모터가 전기비행기 시초

전기 비행기에 대한 개발 뉴스가 최근 들어 잇따르고 있지만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항공기에 대한 구상은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83년 프랑스의 알베르 가스통 티상디에가 비행선 가동 시 전기에서 동력을 얻었고, 이듬해 프랑스 공학자 샤를 르나르 등이 전기모터를 이용한 비행선 ‘라 프랑스(La France)'를 만들어 23분간 비행했다. 하지만 증기기관이 일반적인 동력 장치로 사용되던 상황에서 가솔린을 활용한 내부연소기관이 나오자 전기 동력 장치에 대한 관심은 자연히 줄어들었다.

이후 70년이 지난 1957년 영국의 콜로넬 타이플랜이 무선조종 모형기에 은-아연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전기 동력 장치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1973년에는 독일의 프레드 밀릿키가 니켈-카드뮴 배터리를 장착한 ‘ME-E1’을 만들어 조종사를 태운 채 9분간 비행하면서 세계 최초의 전기 모터 비행 기록을 갖게 됐다. 그 다음 해에는 미국에서 12㎏급 무인기 선라이즈호가 세계 최초로 태양광 추진 비행을 했고, 4년 뒤인 1979년 유인 태양광 비행에도 성공했다.

1990년대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복합소재, 모터 기술에 이어 연료전지 기술까지 등장하면서 전기 비행기 관련 기술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미국의 에릭 레이몬드가 제작한 선시커(Sunseeker)는 비행 중에도 순수 태양전지로만 비행해 1990년 미국 대륙 횡단에 성공했고, 2009년에는 개량한 선시커2로 알프스 산맥마저 넘었다. 2006년에는 일본 도쿄 공업대학 학생들과 마쓰시타 전기산업이 판매 중인 건전지 160개를 이용한 유인 비행을 시도해 59초간 비행하는 이색 실험을 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솔라 임펄스2 이전 모델인 ‘솔라 임펄스’가 첫 공개됐다. 2010년 4월 첫 비행에 성공하고 같은 해 7월 26시간 연속 비행에 성공하며 세계일주를 위한 기초를 닦았다. 목표였던 24시간 비행을 초과한 것으로 야간에는 낮 동안 저장해둔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해 비행할 수 있었다. 이후 2014년 업그레이드 버전인 솔라 임펄스2가 공개됐다. 1만7248개의 태양 전지판이 설치된 날개 너비가 72m로 보잉의 대형 여객기 B747(68.5m)보다 길지만 무게는 2.3t에 불과하다. 당초 지난해 세계 일주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기상 조건 악화와 장비 결함으로 세계일주 달성이 늦춰졌다.

2030년 100인승 전기비행기 개발 목표

전기 비행기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여객기 등을 만드는 항공기 제작사 역시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특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지난 2월 국제선 운항 항공기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새로 정하기로 하는 등 환경 규제가 강화돼 전기 비행기 관련 기술 개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ICAO는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2020년부터 적용하고, 2028년부터 기준을 따르지 않는 항공기 생산을 중단시키기로 했다.

양대 항공사인 미국의 보잉은 FCD(Fuel Cell Demonstrator) 프로젝트를 통해 연료 전지를 활용한 경항공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영국의 연료전지 기술, 오스트리아의 글라이더 기술 등 각국의 기술을 바탕으로 2008년 수소 연료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조합한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2014년 12월에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전기 모터 및 가솔린 엔진을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 비행기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보잉과 항공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유럽의 에어버스도 2014년 7월 판보로 에어쇼에서 전기 동력으로만 비행하는 2인승 전기 비행기 이팬(E-Fan)을 첫 공개했다. 최고 시속 220㎞까지 낼 수 있는 E-FAN은 지난해 7월 영불해협 횡단에도 성공했다. 2017년 양산을 목표하고 있고, 2019년에는 4인승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

에어버스는 독일의 전기·전자기업인 지멘스와 손잡고 하이브리드 비행 기술도 개발 중이다. 2011년 파리 에어쇼에서 에어버스 모회사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과 지멘스가 공동 개발한 하이브리드 경항공기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지멘스와 공동으로 2020년까지 소형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나아가 2030년까지 100인승 하이브리드 여객기를 개발한다는 청사진도 함께 밝혔다.

이밖에 미국 우주항공국(NASA·나사)도 지난달 17일 새로운 전기 비행기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X-57로 명명된 새 전기 비행기는 이탈리아의 테크남 항공기를 개조하는 것으로, 14개의 전기 모터가 설치된다. 최고 시속은 282㎞로 기존 항공기 속도와도 별 차이 없게 할 방침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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