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뷰-전병철] 다문화사회와 한국교회 기사의 사진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전 세계가 다문화 현상의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명을 살상하는 테러만이 문제가 아니라 테러의 원인이 되는 사회계층 간 갈등 조장이 더 큰 문제다. 브렉시트가 좋은 사례다. 어느 나라에서건 초기에는 필요한 노동력을 대신해주기에 이민자를 환영한다. 하지만 이주민 증가는 원주민의 삶을 불안하게 한다. 성경에서도 똑같은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초기 이민자들은 애굽에서 환영받았다. 이민자 출신인 요셉은 총리가 되어 흉년 속에서도 나라뿐 아니라 이웃 나라까지 먹여 살리는 역할을 감당했다. 바로왕뿐 아니라 모두가 그와 그의 가족을 환영했다. 이민 문호를 개방하고 히브리 민족의 이민을 허입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요셉을 알지 못하는 왕이 등장했고, 새로운 바로왕은 점점 늘어가는 히브리 이민자들의 숫자를 보며 두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이민자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결국 하나님은 억압하던 애굽을 심판하시고, 이민자들을 새로운 땅으로 이주시키셨다.

초대교회에서도 서로 다른 문화 간 갈등이 있었다. 초기에 성도의 숫자가 어느 정도 늘어날 때까지 환영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서로에게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대교회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금의 한국사회도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편함 때문에 불평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소수지만 이민자들을 받아들이지 말고 단일민족의 전통을 이어가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종적 특성으로 국가를 규정하던 옛 전통으로 돌아가려는 것은 문화소통 전문가인 브룩스 피터슨의 표현처럼 “돌진하는 코끼리를 깃털 하나로 멈추게 하려는 행동”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다문화되어 가는 복합사회 속에서 교회는 어떤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 사도행전에 나와 있는 모습처럼 교회는 ‘가르침과 배움의 공동체(敎會),’ ‘사귐의 공동체(交會),’ 그리고 ‘다리가 되어주는 선교 공동체(橋會)’로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우선, 교회는 사회적 편견을 줄이고 없애는 반편견 교육기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 편견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문화라는 용어에 대한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 이화여대 장한업 교수는 다문화라는 표현이 자칫하면 우리 문화가 단일문화를 가진 단일민족이라는 생각을 강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다문화’라는 표현에는 부정적 느낌이 크다. 서구에서 온 사람들은 ‘글로벌’ 혹은 ‘국제적’이라고 여기고, 우리보다 낙후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다문화’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경멸하는 경향이 있다.

초대교회도 사실상 ‘다문화’ 교회였다. 문화 간 가치 충돌 때문에 교회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헬라파 과부들과 히브리파 과부들의 구제 문제로 초대교회 최초의 갈등이 발생했다. 그러한 갈등을 기독교 교육적 노력으로 극복했다. 이처럼 교회는 신앙교육과 더불어 다문화 사회교육을 위한 교육적 기능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초대교회는 원래 가르침과 배움의 공동체(敎會)였다.

또한 교회는 이민자들을 위한 커뮤니티 센터의 역할도 해야 한다. 이주민들을 위한 사귐의 공동체, 이주민들과 원주민들의 나눔의 공동체, 즉 ‘交會’여야 한다. 언어도 문화도 낯선 이국땅에서 종교는 영적인 기능뿐 아니라 정치·사회·경제적인 공동체의 구심점이 된다. 110년의 한인 이민역사를 살펴봐도 이민사회에 교회가 끼친 영향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그 이상이다. 우리나라에 이주해온 이주민들을 위해서도 교회가 그런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선교적 공동체로서 이주민 사역을 선교적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세상과 하나님 사이의 다리 역할로서의 선교적 공동체인 ‘橋會’의 역할이다. 이주민들은 우리 곁에 하나님이 보내주신 선교지다. 우리나라의 이주민 중 상당수가 대한민국 여권으로는 여행할 수 없는 국가들에서 왔다. 이런 선교 기회가 또 있을까.

다문화 사회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교회는 관용과 조화를 바탕으로 사회통합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다문화 사회화 과정에서 교회는 사회통합적인 기능을 감당해야 한다. 이 땅에 이민자로 오셨던 예수님이 갈 곳 없어 구유에 놓였던 것처럼, 갈 곳 없는 이민자들을 교회마저 몰아내면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것이다. 만일 그들을 향해 문을 굳게 닫는다면 교회는 교회됨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 이 칼럼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와 함께합니다.

전병철 아세아연합신학대 교육대학원 교수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