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71) 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의원] “통증 참지 마세요” 18가지 치료법 세계 첫 개발 기사의 사진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의료진이 원내 재활훈련 및 물리치료실에서 인체 척추모형을 가리키며 급·만성 요통 해소에 도움이 되는 비수술요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윤주 원장, 문동언 대표 원장, 배현민 원장. 구성찬 기자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그냥 참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 무리를 했으니 아플 수 있지”, “나이가 드니까 여기저기 아픈 것이 당연하지”라며 원인 규명과 치료에 소홀한 경우다.

통증을 무시해선 안 된다. 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이기 때문이다. 통증은 때때로 몸에 심각한 병이 생겼음을 알리는 경고일 수 있다.

장애물에 부딪혀 넘어져 뼈가 부러지고 몸 안에 염증이 생겼는데, 통증을 느끼지 못해 이같은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해 보자. 낙상에 의한 골절과 염증을 방치해 패혈증을 자초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통증은 크게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으로 나뉜다. 급성 통증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려주는 경고의 일종으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할 기회를 제공하는 ‘착한 통증’이다. 말하자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증상이 통증인 셈이다. 교통사고 뒤 생긴 통증은 부상이 치료되면 사라지는 것처럼, 급성 통증은 원인이 해결되면 금세 없어진다.

반면 만성 통증은 원인이 사라졌는데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교통사고 뒤 상처가 모두 아물었는데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수개월이 넘게 지속되는 경우다. 이때의 통증은 신경과 척수, 뇌로 이뤄진 통증 전달 체계가 순차적으로 망가지는 신경계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말초신경의 병적 변화로 인해 생기는 통증을 방치하면 척수가 망가지고, 그 다음에는 뇌까지 이상이 와 점차 통증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어지게 된다.

만성 통증은 정확한 원인 규명이 어렵고, 그만큼 치료도 쉽지 않다. 때때로 여러 검사를 해도 아플 이유가 없다는 결과가 나와 ‘꾀병 환자’로 매도되기도 한다. 실제 아파도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참고 지내는 사람들 가운데 만성 통증 환자가 적지 않다.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대표 원장 문동언(60·전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박사는 18일 “통증을 참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몸에 이상이 왔다고 알리는 신호를 무시하면 결국 병으로 발전하고, 병이 깊어지면 늪에 빠진 것처럼 고통이 점점 심해져 더 힘들어진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문 박사는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술’을 비롯해 지금까지 18가지 통증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임상적으로 그 효과를 입증해 우리나라 통증의학계의 대부로 통하는 전문의다. 2014년 3월, 현재의 의원을 열기까지 1988년부터 25년간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로 활동하고 대한통증학회장도 역임했다. 국내외 학술지에 117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300여회나 초청강연을 했다.

만성 통증은 또한 혈압과 혈당 상승, 집중력과 기억력 감소, 수면장애, 우울증, 면역력 저하 등과 같은 합병증을 부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통증이 있는 부위를 잘 쓰지 않아 근육이 약해지고 관절 구조물이 위축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 통증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암을 극복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정확한 진단과 발 빠른 치료, 몸과 마음을 아우르는 심신통합 건강관리의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만성 통증 문제로 통증클리닉을 찾는 환자의 50% 이상이 목과 허리, 다리 통증을 호소하는 척추질환자들이다. 나머지는 만성 두통(편두통), 오십견, 대상포진, 3차신경통 환자들이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의 70%는 발병 4주 이내 저절로 통증이 사라진다. 따라서 급성기에는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 복용을 권하는 대증요법 위주로 치료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통증이 심할 때에는 6주 이내에 90% 이상이 호전되는 ‘추간공 경막외 신경주사’와 같은 비(非)수술요법이 필요하다.

추간공 경막외 신경주사란 영상 유도 장치를 이용해 신경뿌리가 나오는 구멍에 바늘을 넣어서 조영제로 약이 퍼지는 모양을 확인한 후,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문 박사는 “척추관절 주변의 염증과 부종을 줄여 통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발병초기 목·허리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치료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문 박사는 이밖에 신경성형술, 고주파 수핵감압술, 추간공 내시경레이저술 등도 척추 통증 해결을 위해 자주 사용한다.

신경성형술은 일명 ‘경막외 유착박리술’로 불리는 것으로, 직경 1㎜짜리 특수 카테터(도관)를 꼬리뼈 쪽으로 삽입해 신경 주위 유착 부위를 박리하고, 소염제를 주입해 신경 주위 염증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풍선을 장착한 카테터를 신경 유착 부위 속에 넣은 다음 풍선을 부풀려 통증을 개선하는 방법도 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척추수술 후 요통, 추간공협착증 치료 시 사용된다.

고주파 수핵감압술은 신경을 자극하는 디스크 조각을 제거할 때 주로 권장된다. 영상 유도 장치를 이용해 끝 부위가 휘어지는 카테터를 문제의 디스크 조각에 삽입, 고주파 에너지로 응고시킨 다음 인체에 무해한 산소나 이산화탄소로 기화(氣化)시켜 배출시키는 치료법이다.

문 박사가 요·하지통 해소를 위해 고주파 수핵감압술을 시행한 환자 77명을 3개월 동안 추적 조사한 자료를 보면 시술 전 평균 7.6점이었던 통증점수가 시술 후 평균 2.5점으로 평균 5.1점이나 감소했다. 그 결과 시술 환자 10명 중 8명 이상(82%)이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편 꼬리뼈 또는 추간공 내시경레이저술은 직경 1㎜의 초소형 내시경 카메라를 척추관 안으로 밀어 넣고 주위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하는 디스크 조각이나 협착 부위를 제거하거나 개선해주는 방법이다. 꼬리뼈 쪽으로 진입하거나 허리께에서 추간공 쪽으로 직접 내시경을 삽입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섬유륜 파열에 의한 요통(디스크내장증),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척추수술 후 요통 치료시 많이 사용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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