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62> 아침이슬, 45년의 힘 기사의 사진
양희은 1집 앨범
한 공중파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서 40, 50대 남녀 2000여명을 대상으로 ‘불후의 명곡’을 조사했다. 양희은의 노래 ‘아침이슬’(김민기 작사·작곡)이 1위에 뽑혔다. 1971년, 그녀의 나이 열아홉 살에 발표한 1집 앨범 수록곡이다. 통기타를 든 그녀의 음색은 투명하게 날아와 가슴을 적셨고 온몸을 경건하게 받들었다. 그리고 80년대를 살아온 젊은 청춘들에게 ‘아침이슬’은 애국가 같은 노래였다. 가슴을 울리는 서정적인 가사와 장엄한 멜로디는 당시 뜻하지 않게 민주화를 상징하는 대표곡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 노래를 그렇게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주 한 음악 방송에서 양희은의 대표곡 ‘아침이슬’이 나왔다. 양희은과 함께 부르는 출연자는 나이를 불문하고 다양했다. 노래가 태어난 지 45년이 되었지만 전 세대가 부르는 합창곡이다. 세월을 버티며 더 튼튼하게 확산된 것이다.

요즘 음악차트는 힙합으로 도배되고 있다. 따라하기 힘든 곡예와 같은 래핑을 즐기는 세대들에게 그 음악이야말로 온몸을 맡겨도 세련됨에 손색이 없다고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은 세월을 버티며 사람의 가슴을 헤집고 들어오는 힘이 있다. 내 기억을 그 시절로 선연하게 되돌리고, 그때 그 시간의 모든 것들을 소환하는 마법을 부린다. 그것이 노래가 갖는 힘이다. 그래서 눈물짓게 한다. 노래가 그때의 감성을 지금 이 순간으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노래를 듣고 있으니, 학창시절 함께 방황하던 친구들과 그때의 내 상황이 떠오르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지금은 스토리텔링의 시대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노래에 얽힌 사연을 알고 듣는다면 감회가 남다르다. 열아홉 살이 되기 전에 아침이슬을 부르면서 청춘들을 위로하고 함께하고 싶었다던 양희은의 꿈은 넉넉하게 실현되었다. 그 순간의 열망과 진정성이 발휘하는 힘은 세월을 버티면서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콘텐츠는 모두 그렇게 탄생되었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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