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나무 심는 회사요? 사랑·희망·치유 심어요!”

이야기 담은 숲 조성하는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예수청년] “나무 심는 회사요? 사랑·희망·치유 심어요!” 기사의 사진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의 회사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모습은 기독교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며 “다음세대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숲을 더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발코니에서 편백나무를 안고 미소를 짓고 있다. 김보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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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오염이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잖아요. 해결방법이 뭔지 아세요? 나무를 대량으로 심는 겁니다.”

개인과 단체의 이야기를 담은 숲을 조성해주는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의 김형수(29·온누리교회) 대표가 제안하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다. 고등어를 탓하기보다 나무 한 그루를 더 심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에게 나무는 ‘자연의 공기청정기’이자 지구온난화의 대안이며 지구환경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가 설립한 ‘나무 심는 기업’ 트리플래닛이 심은 나무는 지금까지 58만여 그루다. 조성한 숲만 12개국 120여개에 달한다. 2010년 설립 후 매일 300그루의 나무를 심은 셈이다.



세상을 바꾸는 1%의 사람들

김 대표는 고등학교 때부터 환경 다큐멘터리를 보며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에 눈을 떴다. 환경 파괴로 몸살을 앓는 지구의 현실을 알리고 싶었던 그는 환경 다큐멘터리 감독을 꿈꾸며 한동대 언론정보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이내 생각을 바꿨다.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일보다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북극곰을 살리려면 먹이를 주거나 주사를 놓는 것보단 빙하가 안 녹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나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지요. 많은 이들이 나무 심고 숲 만드는 일에 동참하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들었고요.”

해결책은 명확했지만 실천방법이 문제였다. 이때 김 대표가 고안한 게 ‘나무 심는 회사’였다. 환경보호에 관심이 있더라도 개개인이 직접 나무를 심긴 어려우니 대신 심고 가꿔주는 회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육군본부에서 군복무하며 뜻이 맞는 후임을 만난 그는 전역 직후 ‘트리플래닛’을 세웠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환경을 살리기 위해 창업을 한다고 하자 주변에선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트리플래닛이 세상을 바꾸는 단초가 될 것이라 믿었다. 모교인 한동대에서 배운 ‘배워서 남 주자’는 정신과 그곳에서 만난 선배들의 영향이 컸다. 신앙 깊은 선배들은 개인적 성공보다 통일·환경·장애인 등 사회문제 해결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한동대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전 세계에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1% 정도밖에 안 되는데, 자신만을 위해 살 것이냐’는 질문을 4년 내내 던지거든요. 이런 학풍 덕에 제 사업에 확신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는 것이 신앙인의 삶임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었거든요.”



사랑·희망·치유 기록한 숲 선물하고파

김 대표는 창업 직후 나무를 심으면 사막화지대에 나무 한 그루를 심어주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입소문을 타고 사용자 수가 늘어나자 크라우드펀딩(소셜미디어나 인터넷을 통해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 방식으로 소액기부를 받아 숲 조성에 본격 나섰다. 2013년부터는 팬들이 스타의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는 ‘스타숲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국내외 팬들이 조성한 숲은 ‘소녀시대숲’ ‘엑소숲’ ‘김수현숲’ 등 국내외 80여곳에 이른다. 결혼, 출산 등 개인의 소중한 이야기를 숲에 남기는 ‘디어 마이 선샤인 프로젝트’와 네팔 지진 피해지역에 커피나무를 심고 농장을 만들어주는 ‘메이크 유어 팜 프로젝트’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회적 이슈를 담은 ‘추모숲’도 여럿 조성했다. 오드리 헵번의 유족들과 함께한 ‘세월호 기억의 숲’,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명의 장병들을 추모하는 ‘연평해전 영웅의 숲’,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등이 대표적이다.

세월호 기억의 숲에는 노란 리본을 상징하는 은행나무를, 위안부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에는 나비가 좋아하는 나무를 심는 등 취지에 맞게 세심하게 숲을 조성했다. 사람들이 추모의 숲을 정치적 이해관계보다는 인류애와 회복, 치유 관점에서 접근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의 목표는 2020년까지 1억 그루의 나무를 전 세계에 심는 것이다. 1억명의 사람이 1억 그루의 나무 심기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정했다.

“나무처럼 사람에게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게 또 있을까 싶어요.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준다는 면에서 나무는 기독교 신앙이나 철학과도 맞닿아 있지요. 더 많은 참여로 다음세대에게 사랑·희망·치유 등 행복한 기억을 선물하는 숲을 더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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