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신앙] “모임 출석 후 사장님 달라졌다고 직원들이 반겨요”

중소기업 CEO모임 ‘경영자 피드백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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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 피드백 미팅(경피미) 회원들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호텔 세미나실에서 한정화 한양대 교수(왼쪽 사진)의 강연을 듣고 있다. 경피미 제공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호텔의 세미나실. 한정화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가 ‘조직의 성장통과 창업CEO 딜레마’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었다. 70여명의 청중은 대부분 40∼50대의 중년들. 이들은 40여분간 강연에 집중하며 노트에 메모를 하거나 노트북 컴퓨터에 입력했다. 대형 스크린에 비친 발표 자료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이들도 많았다.

참석자들은 미디어 제작, 척추치료시스템 개발, 렌터카 서비스 등 다양한 업체를 운영하는 중소기업 대표들로 ‘경영자 피드백 미팅(경피미)’ 회원들이다.

경피미는 성경적 경영을 실천하려는 경영자들 모임으로 2011년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 서울지역 회원만 100여명이며 인천, 경기도 수원, 경남 창원, 전북 고창을 비롯해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와 선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에도 경피미가 조직돼 있다.

주요 활동은 매월 둘째 화요일에 모이는 전체모임이다. 초청 특강, 성경적 경영 피드백, 경영관련 북 토크가 진행된다. 기도 제목도 나눈다. 회원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기도제목을 적어 테이블 가운데에 있는 바구니에 담았다. 이 제목은 이후 회원들에게 공지된다고 했다.

◇창업CEO에게 나타나는 3가지 함정=한 교수는 “크리스천 기업도 갑자기 성장하면 성장통을 겪게 된다”며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기술자였다가 경영자가 된 창업 CEO에게 나타나는 경영 딜레마를 3가지 함정으로 나눠 설명했다.

창업CEO들은 중간 관리자에게 일을 위임하지 못한다. 본인이 세부적인 내용까지 다 알기 때문인데, 이것이 ‘전문성의 함정’이다. 이들은 크건 작건 창업에 성공했기 때문에 나름의 성공 방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이는 ‘성공의 함정’이다. 창업CEO는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자기 운명을 통제함으로써 성공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것이 ‘통제의 함정’이다. 이들 3가지 함정은 경영자가 청지기가 아니라 기업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기독 경영인들에게도 나타난다.

해결방안은 시스템을 통해 경영하는 것이다. 내부 경영진도 육성해야 한다. 대개 창업CEO 밑에서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2인자가 육성되기는 어렵다. 기능성 전문가는 많아도 총괄 경영자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전문성과 경영 마인드를 가진 2인자를 미리 선별해 육성하고 이들과 팀 경영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을 소유하고 통제하려는 욕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강의가 끝나자 IT솔루션업체 ㈜그랑블루의 지대영 대표는 “외부 전문가가 필요할 때, 대기업에서 은퇴한 이들을 활용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질문했다. 한 교수는 “대기업 인재를 모시는 것도 좋지만 작은 조직과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하나의 답을 찾으려 말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조언했다. 또 “인재를 영입할 때는 헤드헌터뿐만 아니라 평소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경영의 신이 말하는 ‘아메바 경영’=북토크에선 김경민 ㈜뷰티플휴먼 성과관리센터장이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 매뉴얼’ 책을 소개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항공(JAL)을 회생시켜 ‘경영의 신’이라고 불린다. 아메바 경영은 회사의 조직을 5∼10명 정도의 작은 단위(아메바)로 세분하고 각 단위를 마치 하나의 회사인 것처럼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는 것이다. ‘전원 참가 경영’을 목표로 구성원 전원이 CEO 마인드를 갖게 하자는 취지다. 그 바탕에는 인간존중 정신이 있는데 이는 창조주 하나님의 본성인 사랑에서 비롯된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2010년 3월 JAL 명예회장에 취임하면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청취경영’을 했다. 이어 JAL만의 경영철학을 만들어 간부 및 사원의 의식을 개혁하면서 아메바 경영을 했다. 김 센터장은 “JAL은 이를 통해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면서 “각자의 기업이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토크 후엔 이날 배운 내용을 실천하겠다고 공약하는 카드를 작성했다. 카드에는 ‘제목’ ‘목표’ ‘실행계획’ ‘누가’ ‘언제까지’를 적는 칸이 있었고, 맨 아래에는 작성자와 확인자 이름을 쓰는 칸이 있었다. 옆 사람은 상대의 공약카드를 읽고 격려하며 조언한 후 확인자 칸에 서명을 했다.

일정을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참석자들은 “경피미를 통해 성경적 경영에 대한 새로운 눈을 열게 됐다”고 자랑했다. 모임에 참석한 지 3년 됐다는 ‘영일엠’의 문경록 대표이사는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직원들로부터 듣고 있다”고 말했다. 영일엠은 척추치료 및 예방시스템 개발·판매업체다.

콜센터 구축 및 임대 업체인 ㈜씨에스아이시스템즈의 임지은 대표는 “이곳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내부 상황, 특히 어려움 등을 자세히 알게 됐다”며 “그래서 만든 것이 다음 달 출시하는 ‘CS쉐어링’”이라고 했다. 이 장비는 월 10만원에 저렴하게 임대할 수 있는 고객콜센터 전산장비다.

번역 및 동시통역 업체인 디넷뜨㈜ 임채종 대표이사는 “나도 창업CEO인데, 오늘 특강을 통해 ‘완벽주의를 버리자’ ‘직원의 말을 청취하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자들은 여러 모임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 오는 경영자들은 이곳 모임에만 참석한다. 그만큼 좋다”고 말했다.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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