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루스 파우더] 최저가 ‘이니스프리’의 승리… ‘디올 스킨’ 몸값 못해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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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화장을 하는 이들의 최대 고민은 번들거림이다. 아침에 공들여 화장을 해도 두세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피부는 번들거린다. 피지는 왕성하게 분비되고, 땀은 주룩주룩 흐르는 여름철, 번들거림을 잡을 방법은? 있다. 바로 루스 파우더(Loose Powder), 즉 가루분이다.

요즘 쿠션 팩트 등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피지나 땀으로 번들거리는 피부를 잡는 데는 루스 파우더만한 게 없다. 여름에도 번들거림이 없는 메이크업을 뽐내고 싶은 이들의 필수품 루스 파우더, 어떤 제품의 효능이 뛰어나고 성분이 안전한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평가에 나섰다.

유통경로별 베스트 5가지 제품 평가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제품을 평가하기 위해 유통경로별로 베스트셀러 제품을 우선 살펴봤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올리브영), 온라인마켓(SK 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지난 6월 한 달간 매출 베스트 제품 5개씩(표참조)을 추천받았다. 올리브영은 취급하는 루스 파우더가 2가지뿐이었다.

우선 유통경로별 1위에 오른 메이크업포에버 ‘HD 하이 데피니션 파우더’(8.5g·5만1000원), 케이트 ‘페이스 파우더’(6g·2만2000원), 로트리 ‘로사 다브레카 루스 파우더’(25g·3만2000원)를 평가 대상으로 선택했다. 다음 베스트셀러 제품 중 최고가인 디올 스킨 ‘포에버 앤 에버 컨트롤’(8g·7만원)과 최저가인 이니스프리 ‘노세범 미네랄 파우더’(5g·6000원)를 추가했다. 가격은 각 제품의 최고가 기준이다.

5명의 전문가가 5개 항목 상대 평가

루스 파우더 평가는 강연수 테마피부과 원장,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학과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 피현정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브레인파이 대표·이상 가나다 순)가 맡았다.

평가는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평가자들이 전문가들이긴 하지만 브랜드 파워에 영향 받을 염려를 애초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평가자들에게 지난 8일 평가 대상 제품 5가지를 일회용 용기에 담아 보냈다. 디올 스킨은 전용브러시가, 로트리와 이니스프리는 퍼프가 각각 들어 있었으나 평가자들에게는 브랜드가 알려질 염려가 있어 보내지 않았다. 그 대신 별도로 구입한 브러시를 보냈다.

평가는 균일하게 잘 발라지는지(발림성), 발랐을 때 들뜨지는 않는지(밀착력), 피부톤 보정 효과가 있는지, 피지 조절력은 뛰어난지, 지속력은 좋은지 5개 항목에 대해 평가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의 전 성분에 대한 평가를 한 다음 가격을 공개하고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최고가 글로벌 브랜드 몸값·이름값 못해

평가자들은 1차 종합평가까지는 5가지 제품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품질이 뛰어난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평가자들은 작은 차이를 찾아내는 ‘현미경 분석’으로 우열을 가렸고, 이어 성분과 가격이 밝혀지면서 그 차이는 확실해졌다.

프랑스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 디올 스킨의 루스 파우더(8750원·이하 g당 가격)가 최하위를 했다. 최종평점 5점 만점(이하 동일)에 1.6점. 루스 파우더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인 피지조절력(1.8점)과 피부톤 보정효과(1.8점)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다른 평가항목에서도 4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1차 종합평가(2.0점)에서도 꼴찌였다. 이 제품은 성분평가(2.4점)에서 3위를 했을 뿐이다. 페녹시류의 방부제는 쓰지 않았으나 디메치콘류의 실리콘 성분과 탈크가 들어 있는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이번 평가대상 중 최저가 제품보다 7배 이상 비쌌던 이 제품은 가격을 공개한 뒤 점수가 더 내려갔다. 강연수 원장은 “1번(디올 스킨 제품)의 경우 발랐을 때 약간의 뭉침이 있었고, 커버력이 살짝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성분이 포함되어 있었다”면서 특히 가격 대비 효과가 아쉬운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국산 브랜드인 로트리 루스 파우더(1280원)도 디올 스킨 제품과 동점으로 4위를 했다. 발림성(1.6점), 밀착력(2.0점) 항목에서 최저점을 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2.0점)에서도 꼴찌였다. 특히 성분평가(1.0점)에선 전 평가자들이 최하점을 주었다. 최윤정씨는 “제품의 기능은 뛰어난 편인데 탈크가 가장 많이 들어있고, 방부제로 페녹시에탄올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을 사용한 것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메칠이소치아졸리논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분 중 하나로, 식품의약안전처는 지난해부터 씻어내는 화장품에만 배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씨는 따라서 피부가 민감한 이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었으나 최종평가에서도 만회하지 못하고 최저점을 받았다. 피현정 대표는 “주의성분이 많은 편인 데다 입자가 크기 때문인지 들뜨고 발림성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최저가 국산 제품이 1위 차지

이번 평가에서 1위는 이번 평가 대상 중 최저가 제품인 이니스프리 루스 파우더(1200원)가 차지했다. 최종평점은 4.6점. 발림성(4.2점), 밀착력(3.6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나머지 항목에서도 2위권을 유지한 결과 1차 종합평가(4.2점)에서도 2위를 했다. 탈크, 광물성오일, 인공향 등 6가지 원료가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이 제품은 성분평가(4.2점)에서도 2위를 했다. 가격이 공개되면서 뛰어난 가성비에 힘입어 1위로 올라섰다. 김정숙 교수는 “입자가 고와 가볍게 발리고, 주름이나 모공 사이에 끼지 않아 매끈하고 부드러운 피부를 연출해주고, 피지 흡착력과 지속력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가성비가 매우 좋다”고 호평했다.

2위는 프랑스의 색조전문 브랜드 메이크업포에버의 루스 파우더(6000원). 최종평점 4.4점. 피부톤 보정효과(4.4점), 피지조절력(4.4점). 지속력(4.2점)에서 최고점을 받은 여세를 몰아 1차 종합평가에서(4.6점)도 1위를 했다. 실리카 100%로 성분평가(4.8점)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 그러나 평가대상 중 2번째로 비싼 고가 제품으로 가격이 공개되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고진영씨는 “투명하게 발리고 피지흡착능력이 뛰어나다”면서 지성피부에 적합한 제품으로 추천했다. 다만 이 제품은 성분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았다. 한글 설명서를 부착하면서 성분 표시를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브러시나 퍼프가 들어 있지 않아 별도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아쉬웠다.

3위는 최종평점 2.8점을 받은 일본 브랜드 케이트의 루스 파우더. 밀착력(3.6점)에선 최고점을 받았으나 지속력(1.4점)은 최하점이었다. 1차 종합평가(2.2점)와 성분평가(2.6점)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무향료 제품으로 성분 가짓수는 적었으나 탈크가 많이 들어있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김정숙 교수는 “입자가 부드러워 밀착력이 뛰어나고 다른 제품에 비해 가루가 덜 날리는 장점이 있으나 사용감이 두껍고, 주름 사이에 끼는 단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평가 대상 중 탈크가 들어 있는 제품은 3개였다. 탈크는 최근 베이비파우더에서 논란이 되었던 물질로, 석면 탈크는 발암물질로 꼽힌다. 무석면(asbestos-free) 탈크라면 크게 문제될 게 없으나 신경 쓰이는 물질인 건 분명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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