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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칼럼] ‘리틀 김기춘’ 사퇴가 답이다

“진경준 이은 우병우 사태… 대통령 여름휴가 마칠즈음 본인이 결단하기를”

[김진홍 칼럼] ‘리틀 김기춘’ 사퇴가 답이다 기사의 사진
요즘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리틀 김기춘’으로 불리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주식을 뇌물로 받아 현직 검사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몰고 온 ‘진경준 게이트’의 불똥이 우 수석에게 튄 이후 온갖 의혹들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탓이다. 진경준의 친구이자 스폰서 역할을 해온 ‘큰손’ 김정주 넥슨 지주회사 대표가 ‘우병우 파문’의 중심에 서 있는 게 발단이었다. 1300억원이 넘는 우 수석 처가 소유의 강남 금싸라기 땅을 부동산 침체기에 사들였다가 되판 사람이 하필 김정주라니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절묘한 사건이다. 게다가 우 수석과 진경준은 절친한 선후배 관계이며, 김정주는 대출까지 받아 강남땅을 사들인 뒤 손해를 보고 되팔았다. 그래서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라는 우 수석의 항변에 울림이 크지 않다. 진경준처럼 거짓말한 사실도 드러났다.

우 수석과 진경준은 공통점이 있다. 대학재학 시절 사법시험에 합격한 ‘소년급제생들’이다. 우 수석이 진경준의 2년 선배다. 둘은 한때 위기도 있었지만, 검찰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한 편이다. 대검 중수1과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우 수석은 ‘노무현 서거’ 사태 때에도 살아남았고, 검사장 출신이 아닌데도 민정수석이 됐다. 재산 문제도 비슷한 점이 있다. 우 수석은 올해 393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처가의 상속 재산이 대부분이나, 여하튼 공직자 1위다. 진경준의 올해 재산 신고액은 156억5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0억여원이나 늘었다. 알고 보니 뇌물이었지만, 재산 증가 1위다.

진경준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 단계인 반면 ‘우병우 파문’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그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자신과 가족, 처가를 둘러싼 대부분 의혹들이 사실무근이라고 말한다. 과장돼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핵심참모로서 이런 태도는 적절치 않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그는 고위공직자로서의 자격 미달 아닐까 싶다. 처가 강남땅의 석연찮은 매매과정은 물론 처의 농지법 위반 논란, 의경인 아들의 특혜보직 의혹, 직원도 없는 자산 80여억원의 가족회사를 차려 세금을 덜 낸 점, 2013년부터 1년여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전관예우로 수십억원을 벌어들였다는 지적, 재산 축소신고 의혹 등등. ‘양파 수석’이라는 별칭마저 생긴 까닭이다.

청와대 수석도 임명 전에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돼 있다면 그가 민정수석에 안착할 수 있었을까. 나아가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장관 자리를 제의했다면 그가 받아들였을까. 둘 다 아닐 것이다. 인사청문회에서 망신만 당하고 낙마할 게 뻔한데, 머리 좋은 그가 그런 무모한 결정을 할 리 없다. 장관 자격에 미달이면 청와대 수석 자리도 마찬가지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또 그는 고위공직자를 검증하기 위해 민정수석으로서 당연히 갖춰야 할 도덕성도 크게 훼손된 상태다. 게다가 정국이 요동치며 대통령에게 부담마저 주고 있다.

야당은 논외로 치더라도, 여당과 검찰 내부에서 우 수석을 대놓고 두둔하는 이들이 없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 막강한 권력을 지닌 우 수석에 대한 질투나 사감(私感) 때문이라고 무시할 단계가 아니다. 여론도 그의 편이 아니다. 우 수석은 재산 문제 등 자기관리를 소홀히 해왔던 점부터 자성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마치면 새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본인이 결단하는 게 도리다. 이미 민정수석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지경 아닌가.

김진홍 논설실장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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