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툭하면 사표’ 기상과학원에 무슨일이…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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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의 부정확한 일기예보에 불만이 높다. 지난달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비 예보는 자주 빗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마기간과 강수량 예측 연구, 예보기술 지원 등을 맡고 있는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이 수년째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인력 유출, 연구성과 하락이 잇단 오보의 원인 중 하나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인력난에 예보 차질

새누리당 문진국 의원이 26일 기상청의 ‘국립기상과학원 연구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상과학원은 매년 연구원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상과학원의 연구원 정원은 187명이지만 실제 근무 인원은 161명에 불과하다.

국립기상과학원은 1978년 기상청 소속 ‘기상연구소’로 출발했다. 2013년 12월 제주도 서귀포시로 이전했고, 지난해 기상과학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주요 업무는 기상업무나 예보 등의 지원기술 연구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상과학원을 떠난 연구원은 172명에 이른다. 연평균 35명 정도가 퇴사한 것이다. 퇴사자가 잇따르자 기상과학원은 이 기간 518명의 연구원 공개채용 공고를 냈다. 하지만 채용된 연구원은 239명(채용률 46.1%)에 그친다. 지원자가 적은 게 가장 큰 이유다. 2012년 123명 채용공고를 냈지만 최종 채용 연구원은 43명에 불과했다. 이 해에 퇴사자는 40명이었다. 35명이 기상과학원을 떠난 2013년에도 105명을 채용하려고 했지만 40명만 뽑을 수 있었다.

극심한 인력난을 겪는 이면에는 열악한 근로조건이 자리 잡고 있다. 연구원은 1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기간제근로자’ 신분이다. 평균 연봉은 학사급 2640만원, 석사급 3000만원, 박사급 4800만원으로 다른 연구기관과 비교했을 때 낮은 편이다.

제주도로 이전했지만 주거지원 등이 부족한 점도 인력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 제주도로 옮겨간 2013년 퇴사자 35명 가운데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그만둔 연구원은 24명(68.6%)에 이른다. 이듬해엔 퇴사자 47명 중 재계약을 포기한 연구원이 27명(57.4%)이었다.

떨어지는 연구 성과

인력난은 연구성과 하락으로 연결된다. 고난도 연구실적으로 분류되는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 게재 건수는 2010년 31건으로 전체 게재 논문에서 56%를 차지했다. SCI급 논문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은 논문을 의미한다.

SCI급 논문 비중은 2011년부터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지난해 76건의 연구실적 가운데 SCI급 논문은 17건(22%)에 그쳤다. 반면 비SCI급 논문은 59건(78%)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난이도 낮은 연구가 주로 이뤄진 것이다.

연구실적 추락이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에 일정 부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상청의 장마철 예보 정확도는 2012년 52.3%를 기록한 뒤 2013년 40.1%, 2014년 27.9%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9.0%로 나아졌지만 50%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장마철 예보 정확도 역시 50%를 밑돌 전망이다.

문 의원은 “연구원 부족이 장기화되면 연구원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최근 맞지 않는 일기예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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