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히스토리] 놀이·문화·쇼핑 원스톱으로… 고객 지갑을 열어라

유통 업계 ‘복합 쇼핑몰 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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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9월에 경기 하남에 문을 여는 '스타필드 하남'은 축구장 66개 넓이의 면적을 자랑하는 초대형 복합 쇼핑몰이다. 신세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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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유통업계가 잇따라 '복합 쇼핑몰' 문을 열고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마트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쇼핑,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매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집중하고 나섰다. 기존 복합 쇼핑몰들은 문화 공연과 '1호 매장' 등을 유치하며 새로 생겨나는 복합쇼핑몰들과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유통공룡들 불황에 복합쇼핑몰 잇따라 출점

유통산업발전법에서는 복합쇼핑몰을 ‘매장 면적 합계가 3000㎡ 이상인 점포 집단으로서 쇼핑과 오락 및 업무기능이 한 곳에 집적되고, 문화·관광시설로의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단순히 쇼핑만을 위한 쇼핑센터와는 달리 다양한 즐길 거리를 주는 형태의 유통업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특히 소비자들이 한 곳에서 쇼핑과 외식, 여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을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복합 쇼핑몰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1988년 문을 연 잠실 롯데월드가 사실상 첫 복합쇼핑몰이다. 이후 패션이 중심이 된 1세대 복합쇼핑몰 동대문 밀리오레와 두타가 문을 열었고 2000년대부터는 문화 기능을 강화한 2세대 복합쇼핑몰이 생겨났다. 2000년 코엑스몰과 반포 센트럴시티, 2006년 용산아이파크몰, 2009년 명동 눈스퀘어, 부산 센텀시티, 경방 타임스퀘어, 롯데 청량리역사몰 등이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과거 복합쇼핑몰은 유통 업체들의 큰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생활 밀착형 소비가 이뤄지는 백화점과 마트가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는 데 더 효과가 있었고, 유통 기업 자체 브랜드파워를 키울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백화점과 마트들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신규 출점에도 부담을 느끼게 됐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유통업계에도 ‘불황’이 찾아왔다. 유통업체들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파는 곳’을 내세우며 새로운 유통 모델로 복합쇼핑몰을 선택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유통 공룡들이 잇따라 복합쇼핑몰 출점에 나선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9월 경기 하남에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을 오픈한다. 쇼핑과 레저, 힐링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복합 체류형 공간을 표방한다. 건축물 규모만 연면적 45만9498㎡로 국내 최대 규모다.

하남이라는 교외에 위치한 만큼 경치가 탁 트여있고,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유명 쇼핑몰을 운영하는 터브먼사와 손잡고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개발에 나섰으며, 터프먼의 상징과 같은 자연 채광 방식 건물 디자인을 하남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투입되는 돈만 1조원이 넘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공간 디자인과 매장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 ‘잇토피아’ 등 식음서비스 공간이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면적보다 클 정도다.

무엇보다 편리하고 색다르게 쇼핑할 수 있도록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이 입점하고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티파니 등 럭셔리 브랜드로 구성된 명품 스트리트도 차별화 요소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 그룹의 모든 유통 노하우를 집대성해 준비한 만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부산 해운대에 신세계 센텀시티몰을 추가로 개장했다. 이전에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었지만 통합 가전 매장인 일렉트로마트, 신세계면세점, 전국 맛집을 모은 파미에스테이션 등을 추가해 면적을 50% 늘려 신축 개장했다. 개장 한 달 만에 100만명이 찾았고,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0% 증가하기도 했다.

유통 맞수인 롯데그룹은 롯데자산개발을 통해 롯데몰을 운영하고 있다. 연말에는 서울 은평구에 서북부 상권을 겨냥한 롯데몰 은평을 개장한다. 쇼핑몰과 대형마트, 극장 등 복합쇼핑몰 형태로 들어서며 부지 면적만 3만3000여㎡규모다. 2011년 12월 서울 강서구에 롯데몰 김포공항을 오픈한 롯데는 국내 첫 ‘몰링파크’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녹지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설계된 몰링파크인 만큼 롯데몰 김포공항은 자연환경 속에서 쇼핑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꼽힌다. 특히 김포공항 국제선청사 전면 부지에 들어선 것이 큰 특징이다.

유통업계가 ‘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점포 대신 복합 쇼핑몰을 내세우는 이유는 이를 ‘새로운 먹거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까다로워진데다 인터넷·모바일 등 다양한 쇼핑 채널이 등장하면서 단순히 쇼핑만을 위한 공간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백화점 점포는 이미 전국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러 정체기를 겪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일본은 백화점이 오히려 특정 소비자를 겨냥해 점점 작아지고, 다양한 소비자를 사로잡는 복합쇼핑몰이 새롭게 뜨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복합쇼핑몰들도 차별화 안간힘

대표적 복합쇼핑몰로 꼽히는 곳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몰이다. 코엑스몰은 ‘1호 매장’을 잇따라 여는 등 브랜드 차별화 전략으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스페인 인디텍스 그룹 언더웨어 브랜드 오이쇼가 국내 1호점을 코엑스몰에 열었고, SPA(유통제조일괄) 브랜드로 유명한 자라(ZARA)의 라이프스타일 매장인 자라홈도 국내 첫 매장을 코엑스몰에 선보였다. 이밖에도 버버리 뷰티박스와 패션 브랜드 브룩스브라더스의 캐주얼 브랜드 레드 플리스 등이 코엑스에 아시아 최초 매장을 열었다.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외식 브랜드들 역시 코엑스몰을 테스트 매장으로 삼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CJ푸드빌은 CJ푸드월드 코엑스몰점을 오픈하고 이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외식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경방 타임스퀘어는 문화 공간을 표방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기 뮤직 페스티벌인 ‘뷰티풀 민트 라이프’ 주최 측인 민트페이퍼와 함께 매년 문화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1층 아트리움은 원형 무대로 변신해 실력파 뮤지션들을 만나볼 수 있는 콘서트장이 된다. 타임스퀘어 관계자는 “쇼핑뿐 아니라 여가를 복합쇼핑몰에서 즐기는 고객들을 위해 인기 뮤지션을 만나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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