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축제 사이] <31> 치맥과 가맥 기사의 사진
중국 관광객들의 치맥파티
올여름 가장 핫한 축제가 다음 주까지 연이어 개최된다. 대구 치맥축제(27∼31일)와 전주 가맥축제(8월 4∼6일) 얘기다. 두 축제는 아직 성장기에 속하지만 지역성과 시류를 지혜롭게 접목해 우수 축제로의 잠재성을 당당히 알린 대표적 사례로 추천할 만하다.

대구 치맥축제는 요즘 해외에서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치맥을 주제로 201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데 닷새간 치킨 업체만 50곳, 맥주 브랜드 20개, 맥주 30만ℓ, 닭 43만 마리를 소비하고 외국인 관광객도 7만명에 이르는 ‘뜨는 축제’다. 전문가 사이에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대구만의 독창성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치맥이 21세기 한국인이 창조해낸 최고의 먹는 콘텐츠라면 치맥 축제는 대구시가 가장 먼저 가능성을 감지해 축제화하고 ‘대구는 양계산업의 본산지’라며 축제를 통해 지역 특색을 효과적으로 알린 ‘순발력의 승리’라 칭찬할 만하다.

전주 가맥축제의 흡입력은 이보다 더하다. 가맥은 동네 슈퍼나 가게에서 가볍게 사 먹는 맥주를 줄인 말인데 어감부터 정이 넘치는 게 예사롭지 않다. 올해 고작 두 살 된 작은 축제지만 글로벌 축제의 DNA가 일찌감치 엿보인다. 어릴 적 동네 슈퍼에서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켜며 오징어 땅콩을 나눠주던 아버지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주 가맥축제는 올여름 최고의 여행지가 될 것 같다. 가맥 문화가 시작된 곳도 전주다. 그 옛날 슈퍼 아줌마가 팔던 안주가 이렇게 많고 푸짐한지 왜 미처 몰랐을까. 황태 노가리 갑오징어 계란말이에 슈퍼 아줌마의 노하우가 담긴 특제 소스까지. 감히 말하건대 맥주축제가 아니라 전주의 소박한 서민문화를 만나는 진짜 한국축제라 소개해야 정확할 것 같다. 축제가 아직 좀 작으면 어떤가. 다음 주말엔 연로한 부모님 모시고 추억의 가게 맥주 사드리러 전주로 떠나봐야겠다.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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