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경환 특파원의 차이나스토리] 비리 폭로 기사 썼다고 구속… 억울한 그는 오늘도 싸운다 기사의 사진
가오친룽(66·사진)씨는 1984년 산시성의 산시청년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91년 광둥성의 한 언론사로 잠시 자리를 옮긴 뒤 93년 다시 신시성으로 돌아와 관영 신화통신의 산시성 분사 격인 잡지 ‘기자관찰’ 정법(政法)부 주임이 됩니다.

그리고 97년 중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가짜 삼관’ 사건을 보도합니다. 삼관은 지하 배수관을 통해 지하수로 물을 공급하는 시스템입니다. 산시성 윈청시는 95년 한 농부가 개발한 이 삼관 시설을 설치한다며 2억8000만 위안(약 47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하지만 짓다 만 물 저장 시설만 길가에 보여주기 식으로 덜렁 만들어 놓고는 끝이었습니다. 가오씨의 고발로 윈청시의 비리는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이때부터 가오씨의 고난은 시작됩니다. 98년 12월 구속돼 이듬해 4월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습니다. 죄명은 매춘 알선과 뇌물수수였습니다. 황당하고 억울한 일이었지만 꼬박 8년을 감옥에서 보낸 뒤 2006년 12월 출소했습니다. 가오씨를 도왔던 윈청시 공무원 가오밍칭씨도 공문서위조 등의 죄가 덧씌워져 8년을 복역했습니다. 이 공무원은 2003년 출소하다 교도소 문 앞에서 괴한들의 습격을 받고 지금은 뇌 손상과 부분 신체마비로 거동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가오씨는 “명백한 보복”이라며 구속 이후 18년 동안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끊임없이 법원 문을 두드렸지만 그때마다 답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자신의 사건 기록을 열람할 수 있었고 올해 2월 윈청시 법원에 재심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최근 의견서가 수리돼 검토 중이라는 통보도 받았습니다. 아직 재심이 결정될지는 모르지만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입니다.

최근 광둥성에서는 부당하게 수용된 마을 토지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시위를 주도한 우칸촌의 지도자가 구속된 일이 있었습니다. 뇌물수수 혐의였습니다. 누가 봐도 ‘괘씸죄’입니다. ‘의법치국(依法治國)’을 부르짖는 중국이지만 법 위에 당과 국가가 있습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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