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공병호] 유럽의 이민과 한국 사회 기사의 사진
“난민과 이민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연합이 무슬림 난민의 총기난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랑스 내 무슬림 인구는 전체 인구의 9%인 600만명이다. 오랜 기간 누적돼 온 것이라 그 수가 만만치 않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독일이 안고 있다. 뮌헨 총기난사 사건을 포함해 대부분 사건이 난민 유입의 관문에 해당하는 남부지역 바이에른주(주도 뮌헨)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난민 포용 정책에 힘입어 무려 130만명이 독일에 입국했다. 정말 대단한 수치다. 1년 동안 타국민을 130만명이나 받아들인 나라가 어디에 있을까. 합리적인 독일 정치인들이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인권 보호와 같은 가치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대는 ‘인권’이란 단어로 포장되면 대부분의 것들이 받아들여지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포용’과 같은 단어들이 가진 근사함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내린 결정은 독일 사회에 두고두고 큰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경제적 부양에 따른 비용만이 아니라 사회적 갈등과 분쟁 그리고 폭력사건 등을 낳게 될 것이다. 난민 수용에 우호적인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우리가 들어온 사람들을 더 잘 돌봐주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을 접할 때면 독일인이 얼마나 더 잘 돌봐주면 난민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난민들과 독일인 사이에 더욱 큰 간격은 종교다. 대부분의 난민들은 무슬림이다. 이해, 포용, 관용 등이 멋진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종교가 다른 것은 세계관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독일이나 프랑스가 앞으로 종교적인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폭력 사태를 경험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지난 한 해 동안 난민 중에서 유럽에 합법적인 정주를 희망하는 인구가 132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 많은 사람을 유럽연합의 어느 회원국이 받아들여야 하는가. 필자가 독일과 프랑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예사롭게 보지 않는 것은 우리가 당면할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수십 조원짜리 프로젝트를 계속 만들어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의 구직난, 주거비 부담 급등, 교육제도의 문제점, 책임과 희생에 대한 사고의 변화 등으로 말미암아 출산율을 반등시킬 가능성은 낮다. 결국 이민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그때를 대비해서 오랜 이민 역사를 가진 나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민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폴 콜리어가 ‘엑소더스’라는 책에서 주장한 것 중에 몇 가지 주목할 대목들이 있다. 첫째,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사람은 빠른 이주율과 후한 사회복지 정책이 결합된 다문화주의를 선호하지만 어떤 정책조합도 이를 달성할 수 없다. 둘째, 급속한 이주는 동화율이 낮고 복지제도는 후한 다문화주의 정책과 지속적으로 결합되기 힘들다. 셋째, 동화는 예상보다 힘든 일이다. 대안으로 문화적 분리를 계속 추진하면 집단 간 사회적 평화 유지라는 최소한의 기준은 그런대로 달성할 수 있지만 집단 간 협력과 소득 재분배라는 기준은 충족되지 못할 수도 있다.

노력해도 동화라는 것이 쉽지 않으며, 분리를 인정하는 다문화주의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언어나 종교 그리고 문화라는 면에서 동질적인 성향을 가진 집단을 우선적인 이민자로 수용해야 하며 점진적인 유입이 좋을 것이다. 인권이나 포용과 같은 낭만적인 견해에 의해 정책이 압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공병호 공병호경영硏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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