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까지 타격’ 능력 과시… 美 개입 원천차단 의도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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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접근 거부’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 북한은 3일 노동미사일(사진)을 발사해 한반도 남부에 이어 일본까지 타격할 수 있다고 과시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 병력이 들어오는 남한 항구와 주일 미군기지에 핵 위협을 가해 미국의 개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번 발사는 지난달 19일 실시한 스커드·노동미사일 시험의 연장선상에 있다. 북한은 이튿날인 20일 관영 매체를 통해 “미제의 핵전쟁 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 타격하는 것으로 모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남부지방을 타격 범위로 표시한 대형 지도를 여과 없이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시험발사는 남한만을 겨냥했지만 이번엔 위협 범위를 일본으로까지 넓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사일을) 1000㎞ 발사한 것을 보면 사거리가 일본까지 미침을 확실히 확인시켜주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본다”면서 “강원도 깃대령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한다면 도쿄와 미7함대 본거지인 요코스카항이 목표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전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당시에 핵은 협상카드, 미사일은 외화벌이 수단에 더 가까웠다. 핵개발 능력이 충분히 고도화되지 못했던 탓도 있다. 하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은 외교가 아닌 군사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낙하한 것도 대일(對日) 위협 메시지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 3월 미사일을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안에 들여보낸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공해에서 시험해 왔다. 다만 타국 EEZ 안에서의 군사 활동과 관련해선 국제사회의 합의가 마련되지 않아 EEZ 침범만으로 제재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법 전문가인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EEZ는 사실 경제적 목적을 제외하고는 공해와 마찬가지여서 항행 자유 등 모든 게 인정된다”면서 “북한 미사일이 침범했다고 해서 국제법 위반으로 말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자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부연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둘러싼 ‘남남 갈등’을 더 부추기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사드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강력한 ‘북핵 불용’ 의지를 담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 반발한다는 측면도 없지 않다.

기술적인 면에선 지난번에 이어 핵탄두 기폭 시험을 다시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9일 북한은 미사일 3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1발이 공중에서 폭발했다. 이를 두고 북한은 “핵탄두 폭발 조종장치의 동작 특성을 다시 한번 검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도 2발 중 1발이 공중에서 폭발해 같은 시험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미사일 운용시험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노동과 스커드, 무수단 등 이미 배치된 미사일을 대상으로 장소와 각도를 달리하며 시험발사를 하는 건 기존 탄두 대신 핵탄두를 장착했을 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조성은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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