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발생 1위 치닫는 대장암, 의료진과 상담시간 보장… 환자 교육시간 확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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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생률 1위를 지켜왔던 위암 대신 ‘대장암’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올해 초 대한암학회지에 실린 중앙암등록본부의 2016년 우리나라에서의 암 발생률 예측연구에 따르면, 남성에서 최초로 대장암의 발생 빈도가 여러 암종 가운데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수년간의 암 발생 빈도의 시간적 패턴을 보았을 때 이미 예견된 일이며, 급격히 진행된 고령화와 식생활의 변화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암 진단이 곧 죽음으로 연결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전반적으로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9.4%로, 1993년부터 1995년 사이 환자의 상대 생존율 41.2%에 비해 개선된 생존율을 보였다. 다시 말해 암 진단을 받은 사람수는 늘고 있으나,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수는 변화가 없거나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대장암은 폐암, 간암, 위암에 이어 사망률 4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환자 수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사망률은 2000년대에 정점에 달한 후 10만 명당 약 10∼20명 정도로 거의 그대로다. 암이 조기에 진단되는 비율이 늘어나고, 수술 및 방사선치료 기술의 발전과 신약의 도입에 힘입은 덕분이다. 이에 따라 대장암 경험자, 즉 대장암 치료를 받고 생존한 사람들의 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나리라 예상된다.

그러나 대장암 치료로 인한 여러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장암 중 항문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직장암의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수술 및 화학방사선치료 후 항문 기능과 관련된 문제를 호소하시는 환자분들이 많다.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직장암 환자의 90% 이상에서 항문을 보존할 수 있게 됐으나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변실금과 잦은 화장실 출입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외출 한 번 하기가 어렵고, 화장실에 너무 자주 간다며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는 일도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효과적인 항암제를 사용하게 되면서 완치율이 높아지고 생존기간이 연장되었으나, 오심, 구토, 설사, 복통 탈모 등 항암제의 알려진 부작용 외에 손발의 피부변화, 감각이 무뎌지거나 저리고 시린 느낌 등의 부작용이 발생 할 가능성도 있다.

대장암은 재발해도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 치료 등을 동원하여 완치를 노려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암이지만, 이는 나아질 만하면 반복되는 치료에 심신이 지쳐가는 환자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들을 잘 극복하고 치료 후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종종 엉뚱한 해결 방향을 찾는 환자분들을 보며 느끼는 마음은 안타까움이다. 항암제로 인한 손발 저림인데 단순히 증상만을 개선하기 위한 혈액순환 개선제를 사다 드시거나, 암 치료비보다도 비싼 거액을 들여 근거가 밝혀지지 않은 보완 대체요법을 받는다던지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우선은 환자들이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 시간과 교육의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대장암 환자 및 경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연구 및 개발에도 보건당국이 좀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환자분들도 짧은 진료시간 동안 의료진과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메모를 미리 하는 등 준비를 하신다면, 스스로의 몸을 돌보는 데 있어 더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선영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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