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영성은 더 뜨겁게… 크리스천들의 지혜로운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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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목천읍 교천리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수돗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국민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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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이 전국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각종 미디어는 열대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두통과 피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폭염을 이기는 음식과 놀이문화를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편안한 진정한 쉼을 얻기가 쉽지 않다.

목회자들은 "우리를 힘들게 하는 폭염이라는 외부적 환경을 오히려 더 깊은 영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징검다리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날씨를 통해 우리의 영성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아보자.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 장미꽃 위에 맺힌 이슬, 소나기를 동반한 먹구름, 열대야를 동반한 폭염과 가뭄 등을 볼 때 자연의 어떤 부분도 스스로 창조되거나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날씨를 아무리 과학적으로 분석해도 확률은 언제든지 빗나갈 수 있다. 날씨는 여전히 창조주 하나님이 다스리는 신비의 영역이다.

성경에서 날씨는 중요한 하나님의 소통수단이었다. 노아홍수는 기후를 이용한 심판이었고 출애굽 할 때 우박과 흑암재앙을 내리셨다.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 시에 태양과 달의 운행을 조정하셨고 아합왕을 벌주기 위해 가뭄이라는 도구도 사용하셨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때 태양이 사라지고 온 세상이 깜깜했다. 지금이라도 모든 환경에서 역사하시고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어야겠다. 날씨를 통해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뜻을 살펴볼 수 있다면 매일의 영성생활을 잘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나다공동체 대표 김화영 목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뜨거운 사막의 광야를 통과하면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분의 돌보심을 믿으며 감사하는 훈련을 받았다”며 “영성은 막연한 것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날씨, 문제, 상황, 가치관과 연결된 것으로 일상에서 깨어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날씨 자체는 바꿀 수는 없고 불평한다고 해서 바뀌지도 않는다”며 “문제보다 더 중요한 건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과 대처하고 적응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즉 영성은 상황을 잘 해석해서 적응하며 사는 힘이란 것이다. 따라서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면서 더위를 이겨내든지, 시원한 환경을 만드는 구체적인 상황을 마련하든지, 고통 가운데 있는 분들을 생각하며 기도하거나 봉사하는 것이 좋겠다.

1920년대 초, 외국인 선교사들이 가장 힘들었던 것은 폭염 속에 기승하는 풍토병으로 선교사와 자녀들이 생명을 잃는 것이었다. 선교사들은 풍토병을 피할 수 있는 지리산의 고산지대를 선택해 수양관을 건축했다. 선교사들은 전염병이 번지는 6∼9월까지 수양관에 머물며 성경과 성경공부 교재를 번역했고 선교전략을 수립했다. 외부활동은 못 했지만 재충전의 기회로 삼았다.



하나님의 음성듣기- 성경읽기와 필사

잘 쉬는 것도 영적인 훈련이다. 쉼에 대한 훈련은 깊은 영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침묵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엘리야(열왕기상 19:11∼13)를 떠올려보자. 그는 외적인 상황과 사건에서가 아니라 침묵 속에 세미한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났다. 어거스틴은 ‘고백록’에서 인간의 영혼이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참된 안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쉼은 창조주 하나님 안에서 그분과 사귐을 가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삶의 모든 여건을 잠시 끊어내 보자. 먼저 성경필사와 통독을 통해 경건을 훈련할 수 있다. 혼자서 하면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속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혼자가 힘들다면 성경통독원, 필그림하우스 등에서 인도하는 성경통독 세미나 등에 참여하면 효과적이다. 또 ‘성경필사’는 단순히 ‘손으로 쓰는 글자’가 아니라 ‘손으로 쓰는 기도’이자 ‘손으로 쓰는 묵상’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성경쓰기 노트를 활용해 성경필사를 시도해보자.



쉼은 영적인 훈련- 묵상과 봉사

무더위 속에서 봉사활동을 하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행복한 휴가가 될 수 있다. 휴가철 일손이 부족한 곳에서 천사가 돼는 것은 어떨까. 봉사활동을 길게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가까운 헌혈의집을 방문해 헌혈하고 기념품 대신 기부권을 받아도 좋다. 또 열악한 주거환경에 살고 있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가정의 주택을 고쳐주는 한국해비타트의 자원봉사활동도 추천할 만하다.

사도 바울은 배고픔과 궁핍만이 경건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배부름과 편안함도 똑같이 영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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