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히스토리] 휴대전화 진화는 ‘화면’의 진화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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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 업계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엣지 디스플레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에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갤럭시S7 엣지였다. 스마트폰 양쪽 끝을 구부린 엣지 디스플레이는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 덕분에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은 엣지 디스플레이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흑백, 몇 줄이면 충분했던 화면

1980년대 후반 휴대전화가 국내에 도입되던 초창기 휴대전화 외관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1988년 국내 최초로 출시된 모토로라 다이나택은 벽돌만큼 컸지만 화면은 크기에 비해 턱없이 작았다. 화면은 전화번호가 표시될 수 있도록 1∼2줄 정도가 전부였다. 전화기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전화를 걸고 받는 것 뿐이었으니 화면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삼성전자가 94년 내놓은 SH-770 모델의 화면은 3줄이었다. 맨 윗줄에 통신신호 세기를 표시하고 나머지 두 줄에는 번호, 메뉴를 각각 보여줬다.

96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통신이 시작되면서 휴대전화 화면에도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 휴대전화 사용이 전화 뿐만 아니라 단문메시지서비스(SMS)로 확대되면서 더 넓은 화면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다.

휴대전화 화면은 SMS를 확인할 수 있도록 5줄 이상으로 넓어졌다. 이때 휴대전화는 폴더형 디자인이 많았다. 외부에서도 알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외부 디스플레이 창을 단 제품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때까지 화면은 모두 흑백이었다.



컬러 입은 디스플레이 등장

2000년대 들어서면서 휴대전화에도 컬러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요즘 쓰는 화려한 화면이 탑재된 건 아니었다. LG전자가 2001년 최초로 선보인 컬러 휴대전화 ‘싸이언 컬러 폴더’는 256색을 표현할 수 있었다. 한동안 휴대전화는 얼마나 많은 색을 표현할 수 있는지가 마케팅 포인트일 정도였다. 이후 6만5000색, 26만색 등을 보다 풍부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화면을 갖춘 휴대전화가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이 처음부터 뜨겁지는 않았다. 흑백 화면에 비해 배터리 소모량이 심했고, 컬러 화면으로 할 수 있는 게 적다보니 소비자마다 호불호가 갈렸다. 좀 더 나은 컬러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것이 혁신으로 평가받던 때였다.

이동통신사가 주문형비디오(VOD), 음악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컬러 휴대전화도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2002년 8월 SK텔레콤의 ‘준(Jun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SCH-V300 모델을 출시한다. 이 제품의 화면 크기는 2.04인치였다. 요즘으로 치면 영화를 보기에 너무 작은 화면이지만 당시에는 멀티미디어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평가 받았다.

이때를 기점으로 휴대전화는 통신수단 뿐만 아니라 개인의 문화생활용 기기로 서서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보다 선명한 디스플레이에 대한 요구도 점차 높아졌다. ‘가로본능’이란 애칭으로 불린 삼성전자의 SCH-B250은 QVGA(320×240)의 해상도를 갖췄다. LG전자의 뉴초콜릿폰은 2.3대 1의 독특한 화면 비율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대 본격적인 해상도 경쟁

2009년 국내에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휴대전화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속히 재편됐다. 물리적인 키패드가 없이 제품 전체를 화면이 뒤덮은 스마트폰에서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보다 선명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국내에 처음 들어온 아이폰은 HVGA(480×320) 해상도에 3.5인치 크기의 화면을 탑재했다. LG전자 옵티머스원(3.2인치)도 같은 해상도였다.

삼성전자가 2010년 6월 출시한 갤럭시S는 보다 높은 WVGA(800×480) 해상도에 화면도 4인치로 경쟁 제품보다 큰 화면을 갖췄다. 당시 LG전자보다 스마트폰에 빨리 대응했던 팬택도 첫번째 스마트폰 시리우스에 WVGA 해상도의 3.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2012년 시장에 선보인 갤럭시S3는 해상도가 HD(1280×720)으로 높아졌고 1년 뒤에 나온 갤럭시S4는 풀HD(1920×1080)까지 선명해졌다. LG전자는 2014년 국내 스마트폰 최초로 QHD(2560×1440) 해상도를 적용한 G3를 선보이기도 했다.



미래 디스플레이는 휘고, 접는 시대

현재 스마트폰 해상도는 QHD에서 멈춰있다. 그 이상 해상도를 높여봐야 사람의 눈이 구분하기 어려운데다,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배터리 소모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신 디스플레이는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엣지 디스플레이와 올웨이즈온디스플레이(AOD)다.

엣지 디스플레이는 천편일률적인 스마트폰 디자인에 새로운 혁신을 몰고 왔다. 소비자들은 양쪽 끝이 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에 엣지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업체들의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이 디스플레이를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AOD는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활용도를 개척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중심도 LCD에서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이동 중이다. 엣지 디스플레이와 AOD 모두 OLED에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나오면 디스플레이 시장은 또 한번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노버는 올해 6월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선보이며 세간이 관심을 집중시켰다.

삼성전자도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 중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은 산업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꼭 하고 싶은 분야”라면서 “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시장에 내놓을 제품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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