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윤중식] ‘거울신경’과 올림픽 메달 기사의 사진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라.”(시 126:5) 믿음대로 된다는 말씀이다. 미국의 수영 국가대표 마이클 펠프스(31)와 띠동갑인 케이티 러데키(19) 이야기도 그중 하나다. 5관왕을 차지하고 개인통산 2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펠프스를 롤모델로 삼아 10년간 땀방울을 흘린 19세의 러데키는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4관왕으로 ‘수영 여제’가 됐다. 그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두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먼저 9세 꼬마 시절 펠프스로부터 사인 받는 모습을 자랑했다. 다른 한 장은 마침내 이번 올림픽에서 펠프스에게 사인을 해주는 장면이다.

남자 접영 100m에서도 기적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펠프스의 4연패를 저지한 선수는 동남아시아 섬나라 싱가포르에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선물한 조셉 스쿨링(21)이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수영대표팀이 싱가포르에서 훈련할 때 펠프스에게 다가가 당돌하게 기념사진을 찍은 13세 땅꼬마였다. 이듬해 미국으로 수영 유학을 온 스쿨링은 펠프스를 거울삼아 8년 동안 물살과 사투를 벌였다. 펠프스에 비하면 다윗에 불과한 스쿨링은 마침내 접영 결승전에서 거인 펠프스를 따돌리고 1위 터치패드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불가능은 없다는 메시지였다. 20세기 신경과학의 가장 획기적인 발견으로 꼽을 수 있는 ‘거울신경(Mirror Neuron)’ 효과였다. 거울 앞에 서면 거울에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듯이 뇌에도 거울신경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는 행위와 동작을 이해하고, 모방하는 데 관여하는 신경이다.

거울신경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자기의 뇌에 거울처럼 반사하게 만든다. 청소년기에는 유명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의 옷차림, 헤어스타일, 모자, 안경 등을 모방하는 거울신경이 더욱 활성화된다. 거울신경세포를 바르게 작동시키려면 좋은 사람과 환경을 만나야 한다. 거울신경 발달이 잘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병리적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6세 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고 수영을 통해 정상적 삶을 살게 된 펠프스도 2년 전 깊은 수렁에 빠졌다.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뒤 펠프스는 ‘나는 누구인가’로 갈등과 혼란을 겪었으며, 이것이 그로 하여금 과도한 음주를 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은 ‘세계는 내가 없어도 잘되어 갈 것이며 나의 생을 마감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는 망상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생명 줄을 찾았다. 새들백교회 릭 워런 목사가 쓴 ‘목적이 이끄는 삶’이었다.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 펠프스는 지난해 10월 애리조나주의 심리 트라우마 및 중독 치료센터에 들어간 후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다.

10개월 뒤 리우올림픽에서 펠프스는 자신의 거울신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삶의 목적을 발견하는 것은 나로부터 찾는 것이 아니라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으로부터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한국상담개발원 손매남 박사는 “거울신경이 행복을 만들어 내도록 우리 사회가 행복한 모습으로 대화해 소통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행복하면 거울신경세포는 행복하게 활성화돼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세상’(슬로건) ‘열정적으로 살아라’(모토)를 내걸고 지난 6일 개막한 리우올림픽이 이틀 후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아름다운 도전은 영원한 감동의 드라마로 기록될 것이다. 앞으로 538일이 지나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이제 다시 원점이다. ‘내 안에 잠든 거인’을 깨우고 나만의 거울신경을 만들어보자.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초상화와 명언을 걸어놓고 롤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

윤중식 종교기획부 부장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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