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태현] 코믹 댄스와 지구온난화 기사의 사진
얍! 용을 쓴다. 208㎏의 쇳덩이가 올라가는가 싶더니 그대로 떨어진다. 그런데 이게 웬일? 역사(力士)는 웃으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105㎏이나 되는 육중한 몸을 흔들어대자 뱃살이 출렁거린다. 한바탕 개다리춤을 춘 그는 엉덩이를 흔들고 스텝을 좌우로 밟으며 퇴장한다. 관중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박수를 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역도 경기장에서 펼쳐진 풍경이다.

코믹댄스의 주인공은 역도 남자 105㎏급에 출전한 데이비드 카토아타우(32·키리바시)다. 그의 우스꽝스러운 춤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호주 근처에 위치한 섬나라 키리바시는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 이대로라면 2050년 나라 전체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고 한다. ‘기분 좋게 웃으신 뒤 꼭 키리바시를 기억해 주세요.’ 이것이 카토아타우가 던지는 메시지다.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가 지난해 400ppm을 넘었다. 화석연료에서 빠져나온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누적되며 일으킨 온실효과로 지구의 온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물과 식량을 둘러싸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세계 지도자들도 기후변화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기후변화가 초래할 재앙을 인지하면서도 행동할 의지와 용기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일부 국가와 개발도상국들은 지난해 12월 타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자국의 경제성장에 방해된다고 생각한다. 이들 국가도 유한한 지구 환경에서 무한한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성장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전도몽상에 빠져 있다.

다시 카토아타우로 돌아가자. 그는 조국과 지구의 비극을 막기 위해 스스로를 광대로 만들었다. 이런 것이 용기다. 그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금메달리스트보다 더 위대한 영웅이다.

김태현 차장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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