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76) 고려대안산병원 암센터] ‘다학제 통합진료’ 수도권 암치료 거점병원으로 우뚝 기사의 사진
고려대안산병원 암센터에서 유방암 치료 시 다학제 협진을 펼치는 주요 교수들이 지난 18일, 센터 내 방사선 치료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방사선종양학과 윤원섭, 종양혈액내과 김정선, 재활의학과 김기훈, 유방내분비외과 손길수(암센터장), 장영우 교수. 고려대안산병원 제공
“암을 처음 의심한 동네병원 의사가 ‘무조건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권했습니다. 하지만 서울로 안 가고 이 병원을 선택했어요. 수술 후 지속적인 건강관리 면에서 훨씬 더 편할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정말 편하고 좋아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차경미(42·가명·여)씨는 2013년 6월 고려대안산병원 암센터에서 갑상선암 절제수술을 받았다. 당시 차씨는 어느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초대형 암병원(암센터)을 가진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을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였다.

하지만 차씨는 고려대안산병원 암센터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의료의 질’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주저 없이 선택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차씨의 수술 상처는 눈에 띄지 않는다. 겨드랑이에서 목 쪽으로 내시경을 집어넣어 암 조직만 감쪽같이 절제하는데 성공한 덕분이다.

최근 유방암 2기 진단을 받고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안은영(38·가명·경기도 평택시)씨도 차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안씨는 건강검진 결과 유방 속에 수상한 혹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이 암센터를 찾았다. 방문 당일 외래진료와 동시에 원스톱으로 검사를 받았고, 4일 만에 유방암 2기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안씨는 “초음파·조직검사·소독 등 거의 모든 의료 행위를 의사가 직접 해줘 믿음이 갔고, 무엇보다도 검사에서 수술까지 신속 정확해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암에 걸리면 상당기간 진료 대기시간이 지연되더라도 서울의 대형병원 암센터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옳을까. 정답은 ‘아니다’다. 고려대안산병원 암센터(센터장 손길수)처럼 지방에도 상대적으로 몸집은 작지만 수술을 잘 하는 의사들을 보유해 믿고 찾을 수 있는 강소(强小)병원이 있다.

수도권 암 치료 거점병원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고려대안산병원 암센터는 2012년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위암·대장암·간암 수술 사망률’ 조사에서 전 부문 최고 수준인 ‘1등급’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 암센터는 2013년 실시된 대장암 수술 적정성 평가조사와 2013∼2015년 유방암 수술 적정성 평가에서도 각각 1등급 평가를 받았다.

고려대안산병원 암센터의 강점은 암 진단에서 수술까지 걸리는 시간이 1주일 이내로 짧다는 것이다. 환자와 의사 사이도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센터장을 맡고 있는 손길수(54·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수술로 끝나는 게 아니라 콜센터에서 1∼2주 후 환자의 상태를 먼저 묻고 주치의와 언제든지 연락이 가능하도록 핫라인을 구축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볼 때는 예약, 검사, 진료, 수술 등 치료에 필요한 모든 절차들이 각각 따로 노는 경우가 많다. 진료 중 타과 진료가 필요하면 해당 진료과로 이동, 비슷한 절차를 또 다시 밟아야 할 때도 많다.

암 치료 시 다학제 통합진료가 필요한 것은 이런 번거로움을 단순화하고, 각종 검사에서 수술 후 관리까지 최대한 신속 정확하게 환자 중심 맞춤 치료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다학제 통합진료란 암 수술에 관여하는 진료과목 뿐 아니라 방사선종양학과, 재활의학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진단과 수술, 재활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담당 의료진이 환자와 함께 최적의 치료방법을 협의해서 결정하는 것을 가리킨다. 여기에 소요되는 시간은 보통 암 환자 한 사람당 1시간 안팎이다. 환자가 궁금한 것을 모두 해소하고, 향후 치료에 순응할 때 결과 역시 긍정적으로 도출된다.

고려대안산병원 암센터는 이 제도를 특히 유방암과 갑상선암 등 유방내분비질환 극복을 위해 적극 가동하고 있다. 교수진은 유방내분비외과 손길수·장영우(36)·김환수(35) 교수팀을 포함해 서보경(47·영상의학과), 김철한(44·핵의학과), 윤원섭(42·방사선종양학과), 김정선(34·혈액종양내과), 김기훈(41·재활의학과) 교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손길수·장영우·김환수 교수팀은 유방암과 갑상선암에 걸려 고통을 받는 여성 암 환자들을 돌보면서 환우회 참여를 통한 자조활동을 돕고 투병 상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방암 수술 시 자가(自家)피판 조직을 이용한 유방재건성형을 시도, 흠집 없는 여성성을 복원해주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이 팀은 해마다 갑상선암 수술은 350여건, 유방암 절제 수술은 180여건씩 시술 중이다.

윤원섭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발생하는 암을 리니악, 온열암치료기 등과 같은 방사선 장비를 이용해 치료율을 높이고 있다. 뇌종양이나 두경부암과 같이 수술로 완전 절제가 힘든 경우에 주로 나선다. 윤 교수는 현재 방사선종양학과장도 겸직 중이다.

김기훈 재활의학과 교수는 척추통증, 어깨 통증, 근·골격계 통증, 소아 재활, 암환자 재활을 담당한다. 암환자 재활이란 암 치료 중 발생한 신경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는 것으로 단순히 암 부위를 절제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치료 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 노력하는 분야다.

김정선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고형암의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맡고 있다. 특히 암 수술 후 환자의 상태와 암 종류 및 병기에 따라 개인 맞춤 항암화학요법을 찾아 완치를 돕고 치료 중 겪을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주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암 치료, 특히 암 환자의 생존율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의료진 못지않게 첨단 의료장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고려대안산병원 암센터는 국내에 단 3대 뿐인 IQON-CT를 비롯해 128채널 PET-CT, 래피드아크 암치료기, 고주파 암치료기, 3T-MRI, 다빈치로봇 등 최첨단 암 진단기기 및 치료기를 두루 갖췄다.

손길수 교수는 “철저하게 환자 중심의 암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암 진료와 관련된 모든 장비를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늘 환자의 치료동선을 최소화하고 환자가 안정감을 느끼는 가운데 진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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