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만에 ‘삼바 축제’… 울어버린 네이마르 기사의 사진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가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안 룰렛’으로 불리는 승부차기. 독일의 5번째 키커가 날린 슈팅이 브라질 골키퍼에 막혔다. 스코어는 4-4. 브라질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선수는 네이마르(24)였다. 그는 골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아 볼에 입을 맞췄다. 슬금슬금 앞으로 나아가다 멈칫한 그는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문을 활짝 열었다. 갑자기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 듯 그는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그리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브라질 관중은 조국에 첫 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안긴 네이마르의 이름을 연호했다. 브라질 전역은 삼바 축제보다 더한 열광에 휩싸였다.

브라질은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대 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5대 4로 이겼다. 결승전 상대가 2년 전 2014 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1대 7 대패를 안겼던 독일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승리였다. 동독으로 출전한 1976 몬트리올올림픽에 이어 40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전차군단’ 독일은 브라질의 ‘삼바 축구’를 넘지 못했다. 사상 첫 남녀 축구 동반 금메달도 물거품이 됐다.

축구 강국 브라질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5차례나 정상에 올랐지만 올림픽에선 120년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네이마르도 출전한 2012 런던올림픽에서 멕시코에 1대 2로 패해 준우승에 그친 것을 비롯해 3차례 은메달을 차지했고, 2차례 3위에 그쳤다.

결승전의 영웅은 단연 네이마르였다. 그는 전반 26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승부차기에서 브라질의 마지막 키커로 나서 우승을 확정하는 득점까지 책임졌다. 네이마르는 금메달을 따낸 뒤 “우리가 역사를 썼다”며 “지금의 심정을 뭐라고 표현할 수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 용기를 준 동료들과 친구,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이제 비평가들이 나에게 퍼부었던 비난을 거둬들일 차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와일드카드로 올림픽에 출전한 네이마르는 조별리그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이며 마음고생을 했다. 그가 조별리그 3경기에서 침묵을 지키자 비난이 쏟아졌다. 브라질 언론은 “네이마르가 상대 수비의 집중 마크 속에 27번이나 공을 빼앗겼다. 이는 브라질의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라며 “탐욕스러운 네이마르가 브라질 대표팀의 문제아가 됐다”고 헐뜯기까지 했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토너먼트부터 해결사 기질을 발휘했다.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전반 12분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브라질의 2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온두라스와의 4강전에선 경기 시작 14초 만에 역대 최단 시간 골을 넣는 등 멀티골로 6대 0 완승의 주역이 됐다.

로제리우 미칼레 브라질 감독은 “우승이 우리의 자존심을 살렸다. 우리 축구가 모든 것을 잃지 않았고 아직 살아 있다. 브라질 축구에 고칠 게 있지만 오늘 우리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었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브라질 축구는 독일과의 브라질월드컵 4강전 참패 이후 2016 코파아메리카 조별리그 탈락 등으로 위상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리우올림픽 우승으로 다시 자존심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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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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