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정태] 대우건설 ‘낙하산’ 주주총회 기사의 사진
현 정부 들어 낙하산 인사의 폐해가 단적으로 드러난 대표적 사례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다. 대학 교수인 그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한 덕분에 2013년 4월 산은 회장 자리를 꿰찼다. 그 자신도 낙하산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성공한 낙하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데 지난 2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옮긴 뒤 결국 사달이 났다. 4개월 만에 돌연 휴직계를 내 국제 망신을 당하고 한국 몫의 국제금융기구 부총재 자리마저 날려버렸다.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가 초래한 참사다.

홍기택의 뒤를 이은 이동걸 산은 회장도 ‘친박’ 낙하산이란 비판을 받았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금융인들의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이 회장 본인도 “경우에 따라 낙하산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잘못됐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역대 정부에서 산은 회장은 거의 낙하산이었다. 자신이 낙하산 은총을 입었으니 산하 자회사 수장으로 권력 실세의 낙하산을 보내라는 ‘명령’을 이행하는 데 주저함이 있을 수 없다.

산은은 자회사 130여개를 거느리고 있다. 그중 대우건설은 노른자위다. 연매출 10조원에 달하는 한국의 대표적 건설회사다. 해외건설 비중도 40%에 이른다. 때문에 수장은 해외분야에 식견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산은 주도로 신임 사장에 해외사업 경험이 전무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고문을 내려 보냈다. 그 과정에서 별 이유 없이 사장 재공모 절차를 밟게 하는 등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허수아비로 만들었으니 어이가 없다.

박 고문은 23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사장으로 취임한다. 그는 하루 전인 22일 출근해 이미 업무파악에 들어갔다. 노조가 선임을 반대해 왔지만 이젠 포기 상태다. 부실덩어리가 된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대우건설마저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현 정부의 낙하산 부대가 끊임없이 연출하는 저질 드라마에 진저리가 난다. 다음 드라마는 산은이 이번에 관리회사로 품에 안은 현대상선 편(篇)인가. 글=박정태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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