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염성덕] 한전의 공적들 기사의 사진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최악의 폭염이 발생했던 1994년 이후 가장 덥다고 한다. 22년 전 더위를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올해를 가장 더운 해로 기억한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를 맞았지만 더위는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서민은 곳곳에서 비명을 지른다. 정부가 한시적인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서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런 서민의 가슴에 열불을 지르는 이들이 있다. 급증하는 ‘전기 도둑’, 싼 값으로 전기를 펑펑 쓰는 주한미군이 그들이다.

올해 상반기 농사용·산업용 전기를 다른 용도로 쓰다 들킨 사례는 4880건에 달했다. 지난해 1년간 적발된 4974건에 육박하고 있다. 7월에 이어 8월에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전기 도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 도둑은 가정용 전기요금보다 훨씬 싼 농사용·산업용 전기를 몰래 끌어다 사용한다. 전기 ㎾당 평균단가는 가정용이 123.6원인 반면 농사용 47원, 산업용은 107.4원에 불과하다. 가정용은 많이 쓸수록 전기요금이 폭증하는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농사용·산업용은 사용량에 관계없이 단일 요금제를 쓰고 있다. 한전은 전기 도둑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의 전기요금은 ㎾당 106.94원으로 농사용을 제외하면 용도별 요금 중 가장 싸다. 국군은 주한미군보다 11% 비싼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1인당 연간 사용량은 주한미군이 국군보다 10배 정도 많다.

정부는 지난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에 주한미군 전기요금 계약 개정안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요금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한미군은 고집부리지 말고 최소한 국군 수준의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무리한 혜택을 요구하면서 주둔지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겠나.

염성덕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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