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송세영] 한국교회의 공론장 기사의 사진
한국교회교단장회의에 소속된 주요 7개 교단이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통합 추진 성명을 발표한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교계 주요 단체들과 원로들, 지도급 인사들은 양대 기관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통합에 나설 것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교단장회의는 후속조치로 성명 발표와 함께 출범시켰던 ‘한기총과한교연통합협의회’를 ‘한국교회연합을위한협의회’로 개편하고 실무인력을 보강했다. 한기총 및 한교연의 책임 있는 인사들과 대화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주요 교단 총회에서 통합 결의를 이끌어내고 10∼11월 실무협의를 마무리한 뒤 12월 통합 총회를 개최한다는 구상에 의구심을 갖던 이들도 이제는 실현 가능성에 기대를 갖고 있다.

국민일보도 관련 뉴스를 발 빠르게 보도했다. 교단장회의의 성명 발표 직후 한기총과 한교연의 분열 이유와 경과, 대안 등을 분석한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논의가 활성화되도록 한국교회 주요 인사들로부터 릴레이로 기고를 받아 게재했다. 특히 한교연과 한기총, 교단장회의 등 어느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덕망 있는 원로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입장이나 반론 게재를 요청하면 어떤 내용이든 모두 수용했다.

오해도 받았다. 한기총 편만 든다고 항의를 받다가 이튿날 한교연에 치우쳐 한기총을 공격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취재현장에서도 국민일보의 입장은 도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특정 단체나 특정인의 편에 서서 한교연과 한기총 통합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루머도 나돌았다. 각자의 처지와 입장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사실관계까지 왜곡하는 오해와 비방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일보는 한국교회의 대변지다. 창간 때부터 문서선교 복음전파의 사명과 함께 이를 존재 이유로 부여받았다. 안티 기독교 세력이나 이단 사이비들이 한국교회를 부당하게 공격할 때는 정론으로 맞섰다. 세상 언론들이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거나 이들의 압력과 횡포 앞에 자세를 낮출 때도 굴하지 않았다.

동시에 한국교회의 공론장 역할도 감당한다. 한국교회 내에는 신학과 전통이 다른 다양한 교단과 교회가 존재한다. 소소한 이견과 입장 차이, 각각의 이해관계도 있다.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는 물론 교회 내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과 견해가 다를 수 있다. 국민일보는 한국교회에 공론장을 제공함으로써 대화와 소통, 이해를 촉진하는 역할도 해왔다.

국내 영향력 있는 기독 관련 매체 가운데 보수와 진보,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운동을 아우를 수 있는 곳은 국민일보뿐이다. 공론장으로서 소임에 더욱 충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면의 스펙트럼이 넓고 때론 상반돼 보이는 목소리가 게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론장의 역할은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과 같은 정치적 이슈에 특히 더 중요하다. 다들 통합, 나아가 한국교회의 연합을 지지하지만 실제 통합을 위한 노력은 거의 없었다. 대의와 명분이 확실한 일도 꼼수에 의해 발목 잡힐 수 있다. 개인적 이해관계를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해 고집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퍼트리는 것만으로도 큰일을 그르치게 할 수 있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은 세상의 눈으로 보면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그만큼 이해관계와 기득권, 주도권과 명분, 감정적 앙금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겉으로는 통합을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분열이 계속되길 바라는 이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 통합이 불가한 이유를 대라고 하면 수십 가지는 댈 것이다. 그러나 물밑이나 골방이 아닌 공론장에서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소통하고 대화하면 지혜로운 해법을 찾고 건전한 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세상이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다. 하나 된 모습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인 내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송세영 종교부장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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