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국간장] 국물 맛 엄지 척 청정원… 풍미·가성비 좋아 ‘넘버원’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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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하늘 에어컨이 켜졌다.”(27일 국민일보 ‘쿡 캐스터’ 제목).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8일)가 지나고 ‘더위가 수그러진다’ 는 말복(16일)이 지나도 여전히 뜨겁던 불볕더위가 하루아침에 물러갔다. 선선한 바람과 높푸른 하늘이 가을을 예고하고 있다.

추석이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식탁은 각국의 음식 재료와 조리법이 동원된 음식이 오를 만큼 세계화됐다. 하지만 우리 명절인 추석만큼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우리 고유의 음식을 즐기기 마련이다. 토란탕과 송편을 중심으로 갖가지 나물과 전 등등. 한국외식조리직업전문학교 김경분 교수는 29일 “국이나 나물은 우리 장으로 간을 맞춰야 깊은 손맛을 즐길 수 있다”면서 추석음식은 전통간장으로 조리할 것을 권했다. 직접 메주 띄워 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만드는 집이 점차 사라지면서 한식 간장도 대량생산돼 판매되고 있다. 국민 컨슈머리포트는 추석을 앞두고 시판되고 있는 한식 간장, 그 중에서도 국간장의 맛을 비교평가해보기로 했다.

전통간장은 ‘귀하신 몸’ 종류 많지 않아

우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간장을 알아보기 위해 시장점유율을 살펴봤다. 시장정보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 1위는 샘표(55.2%)였다. 2위는 청정원(18.3%), 3위는 몽고간장(11.2%), 4위는 삼화식품(5.5%), 5위는 오복식품(3.3%)이었다. 주로 온라인몰에서 유통돼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삼화식품과 오복식품의 한식간장은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다.

샘표와 대상, 몽고에서는 2가지 이상의 한식 간장을 생산 판매하고 있어 각사 마케팅팀에게 국을 끓일 때 사용하면 좋은 한식간장을 추천받았다. 샘표는 ‘맑은 조선간장’(500㎖·4900원), 청정원은 ‘자연숙성 한식 국간장’(500㎖·4590원), 몽고는 ‘자연이 키운 조선간장’(420㎖·1만2000원)을 각각 추천해왔다. 여기에 장방코너를 별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인기 상품으로 꼽히는 고려전통식품의 ‘기순도 전통간장’(420㎖·1만1000원)과 주식회사 키코로에서 유통 판매하는 ‘천년의 유산 전통국간장’(500㎖·1만2500원)을 추가했다. 용량도 다양했으나 소용량(500㎖ 내외)을 기준으로 했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가격 산정이었다. 5가지 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곳이 없었다. 백화점에서 주로 판매되는 기순도 전통간장과 몽고 조선간장은 백화점, 샘표와 청정원의 국간장은 롯데마트몰, 천년의유산 전통국간장은 이마트 판매가를 각각 기준으로 삼았다.



향 빛깔 맛을 기준으로 상대평가

시판 국간장 평가는 지난 26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세종호텔 한식뷔페 ‘엘리제’에서 진행했다. 국내 특급호텔 최초로 한식 뷔페를 선보이고 있는 엘리제에서는 이달말까지 미식 여행을 콘셉트로 각 지방의 대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팔도음식축제’를 펼치고 있다.

평가는 엘리제의 이동우 주방장과 김대훈·손정현·이소희·유수지 셰프가 맡았다. 이번 평가는 “국간장인만큼 국에 간을 해서 그 맛을 평가해보고 싶다”는 이 주방장의 요청으로 5가지 한식간장을 ①∼⑤ 표시를 한 투명용기에 담아 이날 오전에 주방으로 보냈다.

국간장은 빛깔, 향, 맛, 국을 끓였을 때의 맛 4가지 항목을 평가한 다음 이를 기준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원재료를 공개한 뒤 이에 대해 평가했다. 영양성분은 ‘천년의 유산 전통국간장’이 공개되지 않아 평가에서 제외했다. 한식국간장의 경우 2018년부터 영양성분 표기가 의무화된다. 따라서 영양성분을 공개하지 않아도 문제는 되지 않는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됐다.

5개의 하얀 접시에 국간장을 덜어낸 셰프들은 빛깔을 먼저 살펴봤다. 이어 향을 맡았다. 셰프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한 국간장의 냄새를 맡는 순간 “이게 무슨 냄새야?” 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국간장과 이 간장으로 간을 맞춘 국을 맛보는 셰프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았다. 셰프들은 “우리 간장은 짜면서도 단맛이 느껴지는데, 시판 국간장들은 집에서 만들어 먹던 고유의 장맛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합리적인 가격과 맛, 청정원 국간장 1등

한식 국간장 평가에서 1위는 청정원 국간장(91.8원=이하 10㎖당 가격)이 차지했다. 최종평점은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0점. 국에 간을 맞췄을 때(4.4점) 가장 맛있는 국간장으로 뽑힌 청정원 국간장은 빛깔(2.6점)에서는 최하점을 받았지만 향(3.6점)과 맛(3.8점)에서 2위권을 유지하면서 1차 종합평가(4.2)에서 1위를 했다. 중국산 대두로 쑨 메주와 호주산 천일염을 사용했고 향미증진제 등 첨가물이 많아 원재료평가에서는 최하점(1.4점)을 받았다. 그러나 평가대상 중 가장 뛰어난 가성비와 맛을 인정받아 최종평가에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손정현 셰프는 “풍미는 가장 뛰어나지만 인공첨가물이 많이 들어 있는 점이 아쉽다”고 평했다.

2위는 최종평점 3.8점 동점을 받은 기순도 전통간장과 샘표 조선간장이었다. 기순도 전통간장(261.9원)은 향(4.8점)과 맛(4.2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빛깔(3.2점)과 국을 끓였을 때 맛(3.8점)도 2위권이었던 기순도 전통간장은 1차 평가(4.0점)에서는 단독 2위였다. 그러나 두 번째로 비싼 이 제품은 낮은 가성비에 덜미를 잡혀 동점을 허용했다. 이동우 주방장은 “우리 전통 간장향이 살아 있고,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고 호평했다.

빛깔(3.4점)이 가장 먹음직스러운 것으로 평가받은 샘표 조선간장(98.0원)은 나머지 항목에선 모두 3위권이었다. 성분평가에서도 수입산 콩으로 쑨 메주와 호주산 천일염을 사용해 두 번째로 낮은 점수(1.6점)를 받았다. 하지만 최종평가에서 가성비를 인정받아 동률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김대훈 셰프는 “국에 넣었을 때 감칠맛을 살린다”고 평했다.



국산 콩과 천일염 썼어도 맛이 좋지 않으면 낙제

4위는 몽고 조선간장(285.7원)이 차지했다. 최종평점 2.4점. 항목별 평가에서 대체로 3,4위권에 머물렀고 종합평가(2.0점)에서도 4위였다. 원재료 평가(4.6점)에서는 국산콩을 쑨 메주로 담근 점을 인정받아 최고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평가 대상 중 가장 가격이 가장 비쌌던 이 제품은 최종평가에서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키코로 전통국간장(250.0원)이 최종평점 1.0점으로 5위를 했다. 빛깔(2.8점)을 제외한 전 평가항목에서 최저점을 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1.0점)에서도 최하위였다. 원재료평가에서만 2위(3.8점)에 올랐으나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싼 이 국간장은 최종평가에서 셰프 전원에게 최하점을 받았다. 이소희 셰프는 “국산 콩과 천일염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화학약품 냄새가 나고 쓴맛이 강하다”면서 국을 끓였을 때 쓴맛이 더욱 도드라졌다고 지적했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사진=구성찬 기자,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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