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감 스포츠] 벌타 기사의 사진
퍼팅하는 김예진에게 우산 씌워준 캐디 아버지. 중계화면 캡처
골프에선 벌타를 받아 심리적으로 위축돼 경기 전체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장타자 더스틴 존슨은 2010년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4라운드 때 17번홀까지 1타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그런데 마지막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한 장소가 벙커인줄 모르고 클럽을 땅에 댔다가 2벌타를 받으면서 순식간에 순위가 5위로 곤두박질쳤다. 존슨은 메이저대회 첫 승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 버렸다. 이후 무관에 시달리다 천신만고 끝에 올 7월 US오픈에서 우승하며 6년 만에 한을 떨쳤다.

지난 28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도 벌타가 화제였다. 단독 선두를 달리던 김예진이 마지막 라운드 7번홀에서 파 퍼트를 했다. 그런데 캐디를 맡은 아버지가 딸이 비를 맞는 것을 우려해 우산을 씌워준 게 화근이 됐다. 골프 규칙상 물리적인 원조에 해당돼 벌타가 부과된 것이다. 김예진은 파 세이브 대신 2벌타를 받는 날벼락을 맞았고 한때 2위에 1타 차까지 쫓겼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부녀는 우산을 아예 접고 비를 맞으며 골프장을 누볐다. 이 벌타가 승부욕을 자극해 김예진은 생애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평생 마음고생을 할 뻔했던 아버지의 짐도 덜어줬다.

모규엽 스포츠레저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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