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축제 사이] <36> 춤바람 난 원주시 기사의 사진
시민이 주인공인 원주댄싱카니발
원주시는 강원도 내륙의 산간 도시다. 인구수(33만3000명)로만 보면 강원도에서 가장 큰 도시지만 동해와 강릉단오제가 있는 강릉시(21만5000명)와 도청 소재지이자 문화 인프라가 비교적 잘 닦여진 춘천시(27만8000명)에 비해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 조용했던 원주시에 몇 해 전부터 유쾌한 소동이 일기 시작했다. 바로 시민들의 춤바람이다.

원주 댄싱카니발(9월 6∼11일)은 올해로 6회째를 맞는 대표적인 도심축제이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축제의 표본이다. 로봇 같던 군인들이 갑자기 오리 춤을 추면서 ‘마더 퐈∼더 젠틀맨’을 열창한다. 평소엔 늠름하기 그지없던 군인들이 이날만큼은 그렇게 웃길 수가 없다. 원주 외곽의 한 마을에선 50여명의 아줌마 부대가 병아리색 티셔츠를 단체로 입고 나와 흥겹게 율동을 이어간다. 가장 연세가 많은 단원은 80세가 넘은 할머니로 등이 구부정해 빠른 안무를 소화하기 버겁다. 그렇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관중들은 그저 대단하고 감동스러워 가슴이 찡해온다. 그렇게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평소엔 자동차로 가득한 아스팔트를 기꺼이 춤판으로 바꿔 놓는다. 무엇보다 원주 댄싱카니발을 칭찬하고픈 것은 주최 측이 오로지 시민 하나만 보고 시민을 주인공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도시 안에 흩어져 있던 작은 소그룹들을 집밖으로 불러내 자연스럽게 군중을 만들고 부끄럼 없이 춤추게 했다.

원주시와 연출진은 뒤로 빠지고 시민들이 축제의 주인공이자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되도록 조직화했다. 전국적으로 지역민의 여가·문화 활동들을 규합해 대규모 도심축제로 만든 곳이 원주와 대구컬러풀축제, 천안흥타령축제 세 곳이 삼파전을 이루고 있는데, 현재로선 원주시가 압승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관중들만 춤을 안 춘다. 6년째 춤추고 있는 원주시민들의 유쾌한 춤바람 맞으러 원주로 놀러 가자.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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