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뉴스] '기록'을 보라, '역사'가 보인다 기사의 사진
9월 6일 오후 2시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리는 2016세계기록총회 개막식 가상도. 국가기록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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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사람들의 다양한 산물입니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문자뿐 아니라 기호, 그림, 소리, 사물 등 인간이 생산해낸 모든 것을 넓은 의미의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유한합니다. 그래서 오랜 과거의 일들은 기록으로 접하게 됩니다. 기록을 통해 과거를 만나고 현재의 삶을 남기고, 미래와 끈을 이어갑니다. 기록이 없다면 우리는 과거와 단절되고 미래에는 닿을 수 없는 외로운 존재에 불과할 겁니다. 기록은 인류가 생물학적 일생을 확장하는 수단입니다. 그러나 기록은 시간이나 외부 환경에 손상되기 쉽지요. 기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하는 게 그래서 중요합니다.

‘세계 기록인들의 축제’ 코엑스에서 개최

세계 각국에서 기록관리 전문가와 정책 담당자, 관련 산업 인사 등이 다음 주 서울에 모입니다.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등에서 열리는 ‘2016 세계기록총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입니다. 100여개국에서 2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세계기록총회는 각국의 기록관리 성과를 나누고 효과적인 관리·보존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1950년 파리에서 열린 첫 총회를 시작으로 4년마다 각국을 돌며 열리기 때문에 ‘기록올림픽’으로도 불립니다. 이번 서울총회는 제18차 총회로 유엔 전문기구인 유네스코 산하의 기록관리 분야 최대 국제기구인 세계기록관리협의회(ICA)와 우리나라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공동 주최하며 주제는 ‘기록, 조화와 우애’입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베이징(1996),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2008)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립니다.



학술발표·산업전·기록전 등 프로그램 풍성

서울총회는 국제회의, 특별강연, 학술발표, 특별세션 등으로 구성된 메인 행사와 산업전, 기록전시회, 기록문화 탐방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학술발표는 코엑스 3층 10개 회의실에서 6일부터 10일까지 열립니다. 존 호킹 유엔 사무처장 등 12명이 기조연설을 하고 역대 대회 중 가장 많은 59개국 256건의 기록관리 관련 논문이 발표됩니다. 독일 분단국가 극복에 있어 기록의 역할, 후쿠시마 원전사고 기록의 미래 등 흥미로운 주제들이 가득하답니다.

주최국인 우리나라를 알릴 ‘대한민국 특별세션’도 마련돼 있습니다. 정부3.0, 전자정부, 전자기록관리체계, 조선왕조실록과 의궤 등 유네스코 등재 세계기록유산 보존 체계 및 콘텐츠 활용 사례 등이 전시돼 전자정부 3년 연속 세계 1위의 경험과 우리나라의 우수한 전통기록문화를 알리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산업전은 기록 관련 최첨단 기술과 경험을 선보이는 자리로 6일부터 9일까지 코엑스 3층 D1홀에서 열립니다. 삼성전자, LG, 구글, 소니 등 글로벌 기업과 국내 유명기업 61개가 112개 부스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규장각, 장서각, 국립중앙박물관, 국회도서관, 행자부, 외교부 등 21개 공공기관도 61개의 부스를 별도로 마련해 우리나라 전통기록부터 현재의 공공기록까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기록과 기록관리 흐름을 보여 줄 계획입니다.



세계기록유산 13건 보유, 기록문화 강국

기록전시회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록문화 전통과 역동적인 발전상을 만나볼 기회입니다. 6일부터 9일까지 코엑스 3층 D홀 앞 복도에서 열리는데 3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세계기록유산’ 코너에서는 유네스코가 인류의 공동자산으로 지정한 우리나라의 세계기록유산들이 전시됩니다.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불조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 ‘의궤’,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동의보감, 일성록,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 난중일기, 새마을운동기록물, 한국의 유교책판,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등 총 13건입니다. 소장 기관이 달라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우리의 주요 기록유산을 복제본이나 이미지, 영상으로나마 한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곳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의 편찬과정을 문서와 영상을 통해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고 하네요. 실록을 보관했던 보존서고 모형도 함께 전시됩니다.

우리나라는 기록문화 강국입니다. 고래잡이 모습을 담은 세계 최초의 암각화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암각화를 보유하고 있지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건수로 봐도 독일(21건), 폴란드와 영국(각 14건)에 이어 세계 4위이고 아시아에서는 1위입니다. 세계기록유산은 유엔 산하기구인 유네스코가 세계의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합니다. 국제적으로 우리 기록문화의 우수성을 입증받은 셈이지요.

‘대한민국의 발전사’ 코너에서는 6·25전쟁 발발 및 휴전까지의 과정과 현재진행형인 이산가족 및 북한이탈주민의 아픔이 문서와 사진 등으로 전시됩니다. 경제개발 관련 기념우표와 주요 문서 및 영상, 새마을운동을 전수받은 아시아·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현지 사진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기록의 미래’ 코너에서는 디지털 시대 다양한 영역을 통해 수없이 쏟아지고 사라지는 기록의 현실과 미래를 형상화한 전시가 펼쳐집니다.



내외국인 대상 체험 프로그램 진행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했습니다. 코엑스 D홀에 마련된 체험존에서는 6∼9일 실제와 똑같은 모양의 국새를 직접 찍어보는 국새 찍기 체험, 사관(史官) 복장을 하고 사관체험증도 발급받는 사관체험, 옛 선조들이 책을 만들던 방식대로 직접 제본을 해보는 전통제본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오대산사고(史庫)를 만들며 사고의 구조와 중요성을 이해해 보는 사고 만들기, 한지 뜨기 등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전 세계 기록인에게 우리나라 기록관리체계를 직접 보여주고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6개 코스의 문화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세계기록총회 개최로 우리나라는 2004년 박물관총회(ICOM), 2006년 도서관총회(IFLA)에 이어 유네스코 주관 3대 문화기구 총회를 모두 개최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록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기록관리 시스템을 발전시켜 국격을 높일 세계 기록인의 축제를 함께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학술회의 참관은 유료지만 산업전, 기록전, 체험 프로그램 등은 모두 무료입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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