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염성덕] 대한의 건아들 기사의 사진
병역의무는 신성하다고 믿는다. 정상적인 국민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병역의무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청년은 많지 않은 듯하다. 군에 있는 동안 자유로운 생활에 제약을 받고 학업 중단이나 경력 단절을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금쪽같은 아들을 군에 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은 편치 않다. 훈련소에서 아들과 작별할 때 어머니는 펑펑 눈물을 쏟는다. 아버지의 마음도 찡한데, 애써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공연히 헛기침을 하는 이들도 있다.

제대한 남자가 가장 싫어하는 개꿈이 있다. 바로 재입대하는 꿈이다. 개꿈은 기억에 잘 남지 않지만 재입대 꿈은 너무 생생하다. 장교에게 군번을 대며 제대 사실을 알려도 통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이런 실랑이를 하다 잠에서 깬다. 개중에는 재입대해서 제대하는 꿈을 두어 차례나 꾼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 유력 정치인이나 장관 중에는 유독 군 미필자가 많다. 그들의 아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행태는 국민의 공분을 자아낸다. 아들의 병역 의혹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대선 후보도 있다.

병무청이 31일 발간한 ‘대한사람 대한으로 2016’이 눈길을 끈다. 병역의무가 없는데도 자진 입대한 병사들의 체험수기를 담은 책이다. 미국 대학 교수직을 중단하고 자원입대한 박주원 일병이 주목을 받았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군 복무는 하프타임”이라며 “입대 전까지 전반전을 열심히 살았다면 남은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살지 작전을 세우자”고 강조했다. 참 멋진 말이다.

질병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지만 병을 고치고 입대한 청년, 9개월간 자세교정을 통해 신장을 1㎝ 늘려 해병대에 간 청년, 최종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인데도 검정고시를 보고 군복을 입은 청년 등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병무청은 이 책자 2000부를 대학 도서관과 재외공관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왕이면 더 발간해 ‘대한 건아들’의 훈훈한 이야기를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글=염성덕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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