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69>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배짱 기사의 사진
1920년 단성사 전경. 위키미디어
삶이 팍팍하다. 영화 한 편 보는 일도 그리 녹록하지 않다. 얼마 전 후배가 일행 4명과 영화관에 갔다. 요금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고 했다. 주말 프라임 타임 요금이 1만1000원이었다. 거기에 팝콘 세트까지 주문하니 6만원이 훌쩍 넘었다는 것이다. 자장면 한 그릇 얻어먹은 저녁 식사의 대가로는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 와중에 영화는 또 정시에 시작하지 않는다. 관람시간을 어겨가면서 광고가 쏟아진다. 내 돈을 내고 광고까지 봐줘야 한다. 불쾌함이 극에 다다른다.

올 여름 1인당 평균 영화 관람료가 처음으로 8000원대에 진입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상영관들이 시간대별·좌석별 차등요금제를 채택하면서 사실상 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꼼수를 부린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올해 여름 영화시장의 1인당 평균 관람요금은 8036원이다. 2006년 1인당 평균 관람요금은 6160원이었다. 10년 만에 30.4%, 1876원이나 올랐다.

우리나라 극장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1903년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 ‘동대문 활동사진소’가 현재의 동대문 종합시장 주차장 자리에 세워졌다. 최초의 상설 영화관인 ‘단성사’는 1907년 설립돼 1910년부터 상설 영화관으로 자리했다. 1919년 10월 한국인이 만든 연쇄활동사진극 ‘의리적 구토’를 상영해 ‘최초의 우리 영화가 상영된 극장’으로 기록되면서 극장산업은 발전을 거듭했다.

영화 관람은 국민이 가장 손쉽게 즐기는 문화여가 중 하나다. 시민단체들은 꼼수를 부린 멀티플렉스 3사의 가격 다양화 정책과 팝콘 값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다양한 영화를 개봉하라고 했더니 영화 가격표를 다양하게 만들어놨다는 한 관객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짖어라, 가소롭다고 조롱하는 것 같다. 영화 속 ‘개 돼지’ 발언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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