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따뜻한 이야기 ‘카드뉴스’에 담아 널리널리…

1인 미디어 ‘체인지그라운드’ 이웅구 대표

[예수청년] 따뜻한 이야기 ‘카드뉴스’에 담아 널리널리… 기사의 사진
이웅구씨가 지난 1일 업무 관련 논의를 위해 들른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함께일하는재단’ 사무실에서 카드뉴스가 담긴 스마트폰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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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목회자를 꿈꿨던 청년은 요즘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카드뉴스로 만들고 있다. 소외된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이나 장애를 안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삶을 일궈가는 청년 등의 이야기를 다룬다. 페이스북이나 블로그·포스트 등을 통해 카드뉴스를 본 사람들은 위로를 얻거나, 어려운 이들에게 눈을 돌린다. 목회자처럼 교회 강대상에서 설교를 전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 땅에 기독교적 가치를 심고 있는 것이다.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서울 구로구 연동로 목양전원교회(이보호 목사)에서 신앙생활을 한 이웅구(33)씨는 연세대에서 신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한때 게임에 빠져 신앙과 공부를 멀리했지만 학내 기독동아리인 제자훈련반(DTP)에서 다시 신앙을 다잡았다. 대학 4학년 때 옥상이 있는 하숙집에서 개신교 최초의 성경교리서인 칼뱅의 ‘기독교강요’를 읽었다. 들의 백합화나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 하늘을 나는 새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다는 마태복음 말씀이 가슴에 꽂혔다. 밤을 새워 책을 다 읽은 뒤 아침 해가 뜰 무렵 문을 열고 나왔다. 옥상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하루 만에 세상이 달라보였다고 했다. ‘이 세상을 하나님이 만드셨고, 그런 분이 나와 함께 하고 계시구나.’ 하나님의 주권을 경험한 그는 하나님의 가치가 최우선인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장교로 군 복무를 한 웅구씨는 전역을 앞두고 미국의 한 신학교에 지원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이들을 과잉 진압하고, 복지 확대를 이야기하는 책이 불온서적으로 지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다. 교회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세상 속에 뛰어들어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이 사회가 예수님 보시기에 조금이라도 아름다워지게 할 수 있을까.’ 군복을 벗은 뒤 인도와 네팔, 뉴질랜드를 여행하며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애썼다.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그는 책을 좋아했다. 대학 시절 읽은 책만 1000권이 넘는다. 졸업식 날 연세대 중앙도서관에서 “대출을 가장 많이 한 학생으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스스로 책을 통한 변화를 경험했던 웅구씨는 글로써 사회에 기독교적 가치를 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독서를 한 뒤엔 항상 책 내용을 글로 남겼던 터라, 누군가의 이야기를 짧은 글로 정리하는 데도 자신이 있었다.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밟고 있는 웅구씨는 지난 1월 1인 미디어를 만들었다. 이름은 ‘체인지그라운드’. 토대를 바꾼다는 의미다.

그는 여기에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하는 ‘체인지메이커’들의 이야기를 카드형식으로 만들어 올리고 있다. “목회자들도 어려운 성경말씀을 교인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하듯이, 저도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분들의 마음속에 쉽게 전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요. 이야기의 전달 방식을 카드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이런 측면에서 가끔은 제가 목회자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환경을 지키기 위해 ‘제발 우리 회사의 옷을 사지 말라’고 광고한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이야기를 엮은 카드뉴스는 500만명 이상 읽었다. 두 다리와 오른팔을 잃고도 전국 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뉴욕마라톤을 완주한 신명진(국민일보 2월 1일자 25면 참조)씨의 이야기도 25만여명에게 전해지며 적잖은 감동을 남겼다. 한 독자는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삶이 피폐해져 있었는데 명진씨 이야기를 담은 카드뉴스를 보고 희망을 얻게 됐다”고 했다. 웅구씨가 말했다.

“우리 사회가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답게 변했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감동이 있어요. 제가 직접 성경말씀을 전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이야기를 통해 이 땅에 기독교적 가치가 심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사진=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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