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78)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골연부종양·전이암센터] 골육종 소녀에 희망 건넨 드림팀 기사의 사진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골연부종양·전이암센터 다학제 협진팀. 앞줄 왼쪽부터 정형외과 김영훈, 혈액종양소아청소년과 정낙균, 흉부외과 문석환, 정형외과 정양국(센터장), 방사선종양학과 김연실, 핵의학과 유이령 교수. 뒷줄 왼쪽부터 정형외과 강진우 임상강사, 조준형 전공의, 신승한 교수, 영상의학과 정준용, 재활의학과 이종인, 병리과 정찬권,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 정형외과 이용석 임상강사, 최연호 전공의. 서울성모병원 제공
‘유 빌리브, 위 케어!(You believe, we care!)’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골연부종양·전이암센터의 슬로건이다. ‘믿어라, 우리가 치료한다’ 정도로 새겨진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골연부종양·전이암센터(센터장 정양국·정형외과 교수)는 문패 그대로 원발성 골연부 조직에 생긴 종양과 뼈 전이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학제 통합진료를 수행하는 전문 진료소다. 골연부종양이란 뼈와 연골, 그리고 이를 둘러싼 근육 및 근막·힘줄·인대 등 섬유조직과 지방조직에서 생긴 신생물(新生物)을 가리킨다. 골연부조직에 발생한 악성종양, 골육종이 대표적이다. 뼈는 또한 전이암이 잘 생기는 부위이기도 하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골연부조직의 원발성 육종은 전체 암의 약 1%를 차지하는 희귀암이다. 하지만 여기에다 내부 장기의 암이 옮겨 간 뼈 전이암까지 포함시키면 그 숫자는 두세 배 이상 늘어난다. 치료를 않고 방치할 경우 모든 암의 80%는 뼈 전이를 일으킨다.

골연부종양의 진단은 의심으로부터 시작된다. 먼저 뼈 암은 대부분 통증을 동반하는데, 이를 단순 성장통이나 관절통으로 여기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뼈 주변의 근육, 연골, 지방 등과 같이 연부조직에 생긴 암(연부조직 육종)은 통증이 없는 덩어리가 첫 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많은 육종 환자들이 암일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하고 종양을 키우게 된다. 특히 여유 공간이 큰 허벅지나 골반 강, 후복막 부위에 육종이 자랄 때는 혹이 상당히 커진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팔다리와 골반, 척추 뼈 부위가 지속적으로 아프거나 주위 살 속에서 혹이 만져질 경우 육종 또는 뼈 전이암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고, 곧바로 전문 의료기관을 찾는 게 안전하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골연부종양·전이암센터는 이럴 때 국내에서 최우선적으로 추천되는 곳 중 하나다. 국내 최고 전문가들로 골육종 다학제 협진팀을 조직해 신속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많은 골연부종양 및 뼈 전이암 환자들을 살려내고 있다.

정형외과 정양국·김영훈·신승한 교수팀과 종양내과 강진형·이지은 교수팀, 혈액종양소아청소년과 정낙균·이재욱 교수팀, 영상의학과 지원희·정준용 교수팀, 병리과 정찬권 교수, 핵의학과 유이령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김연실 교수, 전문 간호사 이정훈, 정수민 코디네이터팀 등이 바로 그들이다.

센터장인 정양국(56) 교수는 2014∼2015년 대한골관절종양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동아시아 근골격계 종양연구그룹(EAMOG)의 주요 멤버로 활동하며 다기관 국제 공동연구를 이끌고 있는 골연부조직 육종수술 전문가다. 정 교수는 2012년 어깨 부위에 생긴 골육종으로 팔을 절단해야 하는 위기에 놓인 페루 소녀 하이디 로리아니(12)양을 치료해 새 삶을 안겨주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로리아니양은 암 절제는 물론 동종골 이식을 통한 팔뼈 재건에도 성공해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정 교수는 신승한 교수와 함께 종양수술에 미세수술기법을 접목시켜 종양절제 및 재건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구조적으로 복잡한 골반 뼈나 관절 주위에 생긴 종양의 경우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 시스템을 기반으로 주요 골반 및 관절 구조물을 최대한 보존하는 정밀 종양 절제술을 시행해 호평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이 치료법으로 2012년에 제9차 아시아태평양 골관절종양학회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정 교수는 최근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개인 맞춤형 재건체를 제작, 뼈 결손부위를 재건해주는 연구를 적극 추진 중이다. 3D 프린팅 기술로 정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제작한 맞춤형 재건체(再建體)를 이식받은 견갑골 결손 환자는 관절기능 회복은 물론 겉보기에도 어깨를 다친 흔적을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정 교수팀은 또한 절제 시 대량 출혈이 불가피한 골반 내 거대종양이나 혈행이 풍부한 뼈 전이암의 경우 중재영상의학과 이해규·천호종 교수팀의 지원을 받아 수술 전 혈관색전술(혈관의 일부를 막아 피가 안 통하게 하는 시술)을 시행, 수술 중 출혈과 종양세포의 이동을 극소화하고 있다. 고난도의 복잡한 종양수술이라 특정 진료과목 의료진만으로는 정교한 절제가 어려울 경우엔 대장항문외과 김준기·이인규 교수팀, 산부인과 허수영·이근호 교수팀, 흉부외과 문석환 교수, 혈관외과 김장용 교수, 성형외과 문석호 교수 등과 공동 수술팀을 구성해 성공률을 높인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육종과 뼈 전이암 치료에 있어서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중요하다. 육종의 미세 전이를 억제해 완치율을 높이고, 진행 암의 경우에도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팀은 이를 위해 혈액종양내과 강진형·이지은 교수팀과 혈액종양소아청소년과 정낙균 교수팀의 오랜 임상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수술 전후 표적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맞춤형 항암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김연실 교수팀(폐암센터장)은 국내 두 번째로 사이버나이프를 도입·가동하는 등 방사선 종양치료를 선도해왔다. 최근 모든 육종 암에 대한 3차원 입체조형 장치와 세기변조 방사선치료 프로토콜을 확립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골연부종양·전이암 센터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암 환자의 일상생활에 큰 장애를 초래하는 뼈 전이암 치료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뼈 전이암에 특화된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조합, 4병기 암 환자도 정상인 못지않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흔히 시한부 인생으로 여겨지는 진행성 암 환자에게 팔다리 수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기대이상의 좋은 운동기능 회복과 통증 완화로 아주 만족해한다.

정양국 교수는 5일 “다른 병원, 다른 나라에서 절망적인 소견만 듣고 온 중증 골육종 및 뼈 전이암 환자들에게 서울성모병원 골연부종양·전이암센터 다학제 협진팀은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오늘도 밤샘 수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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