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판세가 다시 혼전 양상으로 달라졌다.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 독주 현상은 전당대회 이후 한 달 만에 사라졌다. 전국단위 지지율 격차는 1∼2% 포인트로 줄었고, 일부 조사에서는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역전했다. 특히 당락을 좌우하는 주요 ‘스윙스테이트’(선거 때마다 민주·공화 승리가 바뀐 주)에서는 클린턴의 우위가 약해지거나 뒤집히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대선 투표일(11월 8일)을 두 달여 남긴 시점에 두 사람의 지지율 경쟁은 박빙의 승부로 흐르고 있다.

모닝컨설트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의 지지율은 42%, 트럼프의 지지율은 40%로 나타났다. 3주 전 같은 조사에서 클린턴은 7% 포인트(클린턴 44% vs 트럼프 37%) 차이로 트럼프를 앞섰으나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2% 포인트로 줄었다. 경제매체 IBD와 로이터의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트럼프를 겨우 1%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여론조사(3일 발표)는 트럼프가 45%로 클린턴의 42%를 3% 포인트 앞섰다. 3주 전 같은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4% 포인트(클린턴 46% vs 트럼프 42%) 우위였다. 7월 전당대회 이후 트럼프가 클린턴을 앞서기는 처음이다.

특히 스윙스테이트에서 클린턴의 우위가 사라지고 있다. 플로리다는 3주 전만 해도 클린턴이 9% 포인트 차이(몬머스대학)로 앞섰지만, 최근에는 조사기관마다 두 사람의 우위가 바뀌고 있다.

오하이오에서는 지난달 22일 클린턴이 트럼프를 6% 포인트로 앞섰으나 1주일 후인 29일 두 사람의 지지율은 동률을 기록했다. 아이오와에서는 트럼프가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클린턴을 눌렀다.

클린턴이 추격을 허용한 것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 트럼프가 잇단 말실수로 지지율이 추락하자 클린턴은 승리감에 젖어 전당대회 이후 대중 유세를 크게 줄였다. 대신 초갑부들과 어울려 지내며 선거자금을 모으는 일에만 집중했다. 클린턴은 한 끼에 10만∼25만 달러(약 1억1000만∼2억8000만원)씩 낸 억대 기부자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기부자 가족들과 함께 사진 한 장 찍어주고 1만 달러(1100만원)씩 받았다. 클린턴재단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았고 언론 노출도 꺼렸다.

반면 트럼프는 캠프 조직을 정비한 뒤 말실수를 줄였다. 또 멕시코를 방문해 이민정책을 발표했고, 흑인 교회를 찾아 “배우러 왔다”고 몸을 낮추는 등 지속적으로 이슈를 생산하며 여론의 관심을 잡아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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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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