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시장 ‘사물인터넷’ 선점 경쟁 기사의 사진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인 사물인터넷(IoT)이 확산되면서 핵심부품인 반도체 시장에서 선점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기존 업체들은 성장세가 꺾인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을 IoT 기기용 반도체가 대신할 것으로 판단해 시장 선점에 나섰고, 반도체 사업에 주력하지 않았던 IT 업체들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IoT 기기의 핵심은 시스템 반도체다. 시스템 반도체는 다양한 기능을 집약한 시스템을 하나의 칩으로 만든 것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구별된다. IoT에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는 주변 정보를 실시간 수집(센서 반도체)하고, 통신기술을 사용해 정보를 전송(통신 반도체)한다. 수신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분석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프로세서 반도체)까지 맡는다. 냉장고, 세탁기, 드론 등 IoT가 접목된 다양한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시스템 반도체가 적용되는 분야도 넓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0년 IoT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가 3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반도체 업체들은 이미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6일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PC시장이 지속적으로 정체되고 있고, 스마트폰마저 성장세가 꺾였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관련 기업들은 IoT에서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두 기업인 인텔은 IoT를 구현하는 컴퓨팅 모듈 ‘쥴(Joule)’을 활용해 만든 드론과 가상현실 단말기기 등을 선보인 바 있다. BMW와 함께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반도체 설계기업 ARM도 IoT 관련업체들을 인수하며 핵심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IoT 컴퓨팅 모듈인 ‘아틱(Artik)’을 출시했고, 신체정보 측정·분석이 가능한 바이오 프로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퀄컴은 강점을 지니고 있는 무선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반도체 사업을 주력으로 삼지 않았던 기업들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지난해 이스라엘 반도체 설계기업인 안나푸르나 랩을 인수한 뒤 IoT에 적용되는 컴퓨팅 모듈 알파인(Alpine)을 출시했다. TPU라는 자체 개발 프로세서를 선보였던 구글은 IoT 운영체제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 시장으로 보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범용 반도체보다 특정한 목적을 위해 생산된 특화 반도체가 IoT 시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만 하더라도 멀티미디어와 게임 등 여러 서비스가 탑재되면서 고사양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는 모바일AP(Application Processor)가 핵심부품으로 이미 자리잡았다. 여기에 영상·음성·냄새·촉각 등 정보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특정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특화 반도체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정승모 책임연구원은 “효과적인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확보하는 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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