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정태] 추석연휴와 연차휴가 기사의 사진
현대중공업의 올 여름휴가는 장장 19일간이었다. 노조 창립기념일 휴무(7월 28일)+주말(30∼31일)+노사 합의 여름휴가(8월 1∼11일)+주말(13∼14일)+광복절(15일)에 7월 29일과 8월 12일 이틀은 연차휴가를 사용해서다. 회사가 인건비를 줄이려고 연차휴가를 적극 권장해 근로자 대부분이 창사 이래 가장 긴 휴가를 즐겼다. 지금도 지속되는 노사 갈등을 떠나 휴가 자체만 보면 부러울 따름이다.

현대중은 추석 때엔 14∼18일 연휴에 19일 월요일도 휴무라 6일간 쉰다. 단체협약에 따른 추석 연휴가 4일간이고 이게 휴일과 겹치면 다음 근무일에 대체휴일을 주도록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12∼13일 연차휴가를 내면 10일간 휴무도 가능하다. 다른 기업 근로자들은 9일간의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연차휴가 활성화 협조공문을 처음으로 경제5단체에 발송하고 행정지도에 나섬에 따라 많은 기업이 장기연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광복절 전날, 올 어린이날 다음날의 임시공휴일 지정 때처럼 상대적 박탈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 근로자에겐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근로자 여가생활 및 재충전, 기업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휴가가 활성화돼야 하는 건 맞는다. 한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우리나라 연차휴가 사용률은 60.6%에 불과하다. 원인은 업무 부담, 대체인력 부족, 휴가에 눈치 보는 직장 분위기, 근로자의 연차수당 선호 등에 있다.

근본적으로는 쉴 수 있는 근로환경과 일터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시공휴일 지정이나 연차휴가 권장도 벼락치기로 발표할 게 아니다. 졸속행정과 생색내기에 국민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나저나 내년 추석 때는? 10월 2일 하루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거나 연차휴가로 쓰면 10일간 황금연휴(9월 30일∼10월 9일)가 된다. 그때에도 정부가 ‘결정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면 생활일정을 짜야 하는 5000만 국민은 ‘대략 난감’일 텐데.

글=박정태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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