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기획] 2030 건강族, 해외직구로 몸 챙긴다 기사의 사진
하루에 6가지를 먹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비타민C와 비타민D3를 삼킨다. 피로회복과 뼈 건강에 좋다고 해서 챙긴다. 밥 먹기 2시간 전에는 캄보지아와 CLA(공액리놀레산)을 털어넣는다. 식욕을 억제하고 체지방을 줄여 몸매 관리를 돕는다고 한다. 밥을 먹고 돌아서면 눈 건강에 좋다는 루테인도 잊지 않는다.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프로폴리스도 하루에 두 번 먹는다.

직장인 임모(28·여)씨의 하루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시작해 건강보조식품으로 끝을 맺는다. 모두 해외에서 직구(직접구매)했다. 직장 동료들이 먹는 걸 보고 하나씩 둘씩 따라 사다보니 종류가 점점 늘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파는 비슷한 건강보조식품보다 30% 정도 싸다”며 “1주일 안에 배송돼 그리 불편하지도 않다”고 했다.

건강보조식품에 눈을 뜬 ‘2030 건강족’이 늘고 있다. 주로 중장년층이던 건강보조식품 소비층이 확대된 것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발달하면서 멀리 떨어진 나라의 건강보조식품을 구입하는 일이 간편해진 덕분이다. 값도 저렴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 배송료 등을 아끼기 위한 공동구매도 활발하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만 19∼59세 성인 1000명에게 설문했더니 ‘현재 건강보조식품을 먹는다’고 답한 비율이 2010년 53.1%에서 지난해 71.2%로 늘었다고 8일 밝혔다. 연령별로 20대는 59.2%로 2010년 대비 13.9% 포인트, 30대는 74.0%로 18.5% 포인트 증가했다. 40대는 72.8%로 24.8% 포인트, 50대는 78.8%로 12.8% 포인트 늘었다. 비중이나 증가 폭에서 40, 50대가 주류지만 20, 30대도 만만찮은 속도를 보이고 있다.

20, 30대 ‘약진’의 발판은 해외 직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건강보조식품의 전자상거래 수입 통관 건수는 2012년 135만4000건에서 지난해 260만5000건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2030세대는 온라인 소비에 익숙하다보니 해외 직구로 건강보조식품을 구매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해외 직구가 안고 있는 맹점도 있다. 직장인 최모(34)씨는 최근 1통에 180알이 들어 있는 종합비타민을 4통이나 구입했다. 많이 구입할수록 할인 폭이 커져서였다. 막상 사고보니 냄새가 역하고 몸에 받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씨는 “주변에서 좋다고 해서 샀는데 1통도 다 먹지 못했다”며 “반품하려면 왕복 배송비를 내야 한다고 해 관뒀다”고 말했다.

건강보조식품류 피해 상담도 증가세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관련 상담은 2014년 71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109건으로 폭증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건강보조식품 해외 직구는 온라인 정보에만 의존해 효능 등을 자세히 알기 어렵고, 단순 변심으로 교환이나 환불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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