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모규엽] 티보잉 기사의 사진
‘티보잉(Tebowing)’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한쪽 무릎을 꿇고 한 손을 이마에 댄 채 기도하는 것을 뜻한다.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청동 조상 ‘생각하는 사람’이 연상되는 기도 모습이다. 이 단어는 5년 전 만들어진 신조어다. 사연은 이렇다. 2011년 10월 23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미국프로풋볼(NFL) 덴버 브롱코스와 마이애미 돌핀스의 경기가 열렸다. 마이애미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었다. 덴버는 내내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며 종료 3분까지 0-15로 뒤지고 있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덴버의 쿼터백 팀 티보가 마지막 3분 동안 연이어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킨 것이다. 결국 티보 덕분에 덴버는 18대 15 대역전극을 이뤘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덴버의 모든 선수들은 경기장에 나와 서로 얼싸안고 환호했다. 그런데 정작 주인공인 티보는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열광해 있을 때 티보는 조용히 경기장 한편에 있었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한 손을 이마에 댄 채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다. 이 모습은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고 독실한 신앙심까지 알려지며 큰 감동을 줬다. 선교사 부모에게서 태어난 티보는 신앙심 깊은 청년이었다. 눈부심을 방지하기 위해 눈 밑에 붙이는 아이패치에도 성경 구절을 새겨놓고 경기를 했다. 결국 티보의 기도 모습은 ‘티보잉’이라고 이름 지어졌고, 권위 있는 웹스터 사전에도 등재됐다.

많은 사람들이 티보잉을 따라했다. 여성 스키 스타 린지 본과 메이저리거 알버트 푸홀스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도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모창민이 홈런 세리머니로 티보잉을 하고 있다. 이 티보잉으로 티보는 2013년 포브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큰 운동선수’ 1위에 뽑히기도 했다. 풋볼 선수였던 티보가 야구 선수로 변신, 지난주 뉴욕 메츠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티보가 홈런을 때린 뒤 티보잉을 하는 장면이 기다려진다.

모규엽 차장,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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