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70> 대중음악 ‘역주행’ 기사의 사진
가수 한동근
대중의 선택은 때로는 집요하고 냉철한 결단을 내린다. 여론이 조성되면 약속이나 한 듯 일사불란하다. 대중의 선택이야말로 결과적 지표가 된다. 특히 대중의 문화콘텐츠 선택과 집중의 결과는 유행을 창조한다. 대중의 감성을 깊숙이 건드리는 노래는 언제 어디서든 히트를 기록한다. 그것이 세월이 지난 묵은 노래라 할지라도. 최근 대중음악계에 ‘역주행’ 현상이 터졌다. 음악차트에서 지난 노래가 차트를 다시 점령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음원을 발표한 지 꽤 오래된 노래가 다시 음악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현상은 확률적으로도 힘든 일이다. 최근에도 파란이 일어났다. 가수 한동근이 2년 전에 발표한 데뷔곡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지난주 초까지 1위를 차지한 이 노래는 무려 12일간 1위에 노출되었다. 유료 음악사이트를 드나드는 음악팬들은 가수 한동근과 이 노래를 비켜갈 수 없었기에 1위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음악차트 100위 진입도 힘들고 유지하는 일은 더 힘겹다는 대중음악계의 정서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그것도 신인이나 다름없는 가수가 일을 낸 것이다.

이러한 역주행의 현상이 최근 빈번해진 것은 매체의 변화에 기인한다. TV와 라디오로 국한되어 있던 홍보채널은 다양한 전파력을 가진 매체로 확산됐다. 인기 아이돌 그룹 크래용팝, EXID, 여자친구도 방송 가요프로그램이 도화선이 된 게 아니었다. SNS나 개별 매체를 통해 불씨가 제공되면서 정상의 짜릿한 맛을 봤다. 한동근의 기적도 마찬가지였다. 노래에 대한 신뢰는 따라 부르기로 대중이 화답한다. 2년이나 묵은 한동근의 노래를 일반인들이 SNS에서 커버곡으로 부르면서 서서히 달구어졌다. 역주행에도 이유가 있다. 디지털 싱글 음악 시대가 열리면서 누구나 쉽게 음악을 발표하게 되었다. 대중이 비록 그 순간을 놓친 노래라 하더라도 잊혀진 노래가 아니다. 다시 대중의 품속으로 돌아올 노래는 이미 예견되어 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강동대 교수)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