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흥우] 핵무장론 기사의 사진
현재 전 세계 핵보유국은 8개국이다. 1945년 미국을 시작으로 러시아(1949) 영국(1952) 프랑스(1960) 중국(1964) 인도(1974) 이스라엘(1979) 파키스탄(1998)이 잇달아 핵무기를 손에 쥐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은 ‘보유 선언을 하지 않은 핵보유국’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80년대 핵무기를 보유했었으나 90년대 초 핵을 폐기했다.

8개국 중 핵보유국으로 공인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5개국이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이들 국가는 새로운 핵보유국의 출현을 막기 위해 강력한 카르텔을 만들어 놓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통해 비핵국가의 핵무기 보유와 개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NPT 체제를 거부함으로써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으나 공인된 핵보유국은 아니다. NPT를 탈퇴한 북한도 인도, 파키스탄을 모델로 삼아 핵보유국 지위를 얻으려고 핵실험에 광분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과거 미·소 냉전시대가 말해주듯 핵은 핵으로 억제하는 ‘공포의 균형’이 최선이다. 더욱이 1년이면 가능할 정도로 기술적으로도 핵무장이 어렵지 않다고 한다. 듣기엔 속 시원하다. 그러나 우리가 그 뒷감당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차치하고라도 우리가 핵무장을 하려면 75년 가입한 NPT를 탈퇴해야 한다. 한·미 원자력협정 파기도 불가피하다. 이는 곧 국제사회의 제재를 의미한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구조상 북핵 위협보다 경제위기와 먼저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이 올 게 뻔하다. 김정은의 핵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북한이 걷고 있는 길을 우리도 똑같이 가자는 게 핵무장론이다. 대한민국이 북한과 다른 근본적인 차이는 국제질서를 준수한다는 거다. 실현 가능성이 무망한 핵무장론으론 추석 민심을 잡지 못한다.

이흥우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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