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新산업 투자 공격경영 전면에… 위기 정면돌파 지휘봉 잡는다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사진)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계기로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가 열림에 따라 삼성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이 그동안 물밑에서 변화를 주문하던 때와 달리 삼성이 좀 더 공격적인 분위기로 바뀌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과감한 투자와 신사업 발굴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키우기에 역량이 집중되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등기이사 선임이 결정된 이 부회장은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그날부터 등기이사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등기이사가 되면 이사회에 참석해 공개된 자리에서 경영 관련 결정을 해야 하고 그런 결정에 대해 법적 책임도 지게 된다. 따라서 이 부회장은 이전보다 조직 관리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갤럭시 노트7 전량 리콜 사태가 불거진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책임 경영’을 강조하며 전면에 나선 만큼 당장 ‘위기 돌파’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노트7 사태는 스마트폰 사업뿐 아니라 자칫 전 세계적인 삼성의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그래서 이 부회장이 직접 ‘품질 보증’을 하면서 돌파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노트7 사태 해결과 함께 공격적인 투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는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추천 사유로 “변화무쌍한 정보기술(IT) 사업 환경 아래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와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편, 기업문화 혁신 등이 지속돼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공식 경영 참여를 더 미룰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빠르게 변하는 IT업계에서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 부회장의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한 셈이다. 삼성전자 측은 “상반기 시설 투자비용이 8조8000억원 규모로 올해 전체 투자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투자 규모는 최소 16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전자 시설 투자 집행 규모는 25조5000억원이었다.

조직개편과 신사업 발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이 약하다고 본 방위산업·석유화학 부문을 한화와 롯데에 매각했던 것처럼 더욱 과감한 사업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프린터 사업 매각도 공식 발표했다.

우선 자동차 전장 사업과 스마트폰 혁신 분야에 대한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했고 최근에는 이탈리아 FCA(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티브) 계열의 부품업체 마그네트 마렐리 인수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페이 탄생에 핵심 역할을 했던 루프페이 등을 인수했듯이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전통적인 영역에서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높일 전망이다. 바이오산업과 사물인터넷(IoT) 등도 삼성전자 미래 사업 분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전용기를 매각하고 수행원 없이 혼자 출장길에 오르는 등 실용주의 경영 스타일을 보여 온 만큼 삼성의 체질 개선과 변화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전자는 ‘스타트업 삼성’을 선포하고 창의적 조직 문화를 강조한 바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